기억하기 싫은 역사를
지울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6·25’를 지우고 싶다
대한민국이 겨우 두 살 때
난대 없이 당한 6·25
세계 전쟁사에
동족상잔으로
이토록 처참한 전쟁이
어디 있었던가?
수십만의 전쟁고아
수십만의 전쟁 미망인
그때의 어린 목소리 ‘아빠!’
그때의 아내 목소리 ‘여보!’
지금도 우리 귀에
쟁쟁하게 들리어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한숨과 눈물은
반세기가 넘은 세월에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오늘도 하늘엔 구름이 뜨고
이 땅엔 궂은 비가 내리는가?
아, 대한민국
이 땅의 산하가
피로 물들인 데도
아직도 허리 잘린 그대로
한이 맺힌
‘大恨민국’이여!
-2008년 6·25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