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문제점 제기… 큰 틀에서 이해·협조 필요
참외 자조금사업이 시행 첫해임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되게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성주군과 참외작목반 및 혁신조직활동지원단에 의하면 7월 15일 현재 4천385농가에서 발효과(물찬 참외) 39만97kg(2만6천5상자)을 수집하여 그 중 7만1천186kg(18%)으로 1만525통(21만500ℓ)의 액비를 제조해 2천628농가에 보급하고, 나머지는 퇴비용(31만2천673kg, 80%), 제조시험용(227kg), 피클제조용(1천163kg), 농지살포(4천830kg) 등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참외재배 농가의 84% 이상이 발효과 수집에 참여했으며, 농가의 절반 이상이 발효과로 제조한 액비를 사용했다는 의미이다.
참외 자조금사업은 발효과(물찬 참외)의 유통을 근원적으로 차단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농가소득 증대를 꾀할 목적에서 출발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잘라보면 속이 흐물흐물하고 물이 들어있는 참외가 섞여 중도매인들과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한번 피해를 입은 중도매인들과 소비자들이 성주참외 구입을 기피하거나 가격을 후려치는 등 발효과에 의한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고품질 성주참외가 시장에서 이런 대접을 받는 사례는 농가에서 애써 키운 물찬 참외를 버리기는 아깝고 ‘한 두 개 끼워 넣는다고 문제가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자행한 소위 ‘속 밖이’에서 비롯됐다. 한 언론은 전체 출하량의 5∼10%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에 郡에서는 물찬과의 유통을 차단해 성주참외의 이미지를 제고시켜 명성에 걸맞은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대안으로 자조금을 조성해 물찬과를 수매하고 이를 액비 및 퇴비로 제조해 농가 보급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자조금 조성계획은 총 8억원으로 군 예산 4억원,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협에서 2억원, 농협계통 박스구입 농민들이 2억원(15kg 박스 개당 20원)을 부담하게 했으며, 이 자금으로 물찬과 15kg 1박스 당 시세의 20%선에서 구입 처리하고 있다.
산지유통센터 내에 있는 액비 제조시설은 1일 평균 2천400ℓ의 생산한다. 구입한 물찬과를 분쇄하여 100℃의 고온스팀 살균처리 후 35℃에서 미생물을 첨가해 숙성과정을 거친다. 약 7일 정도가 소요되며 지역농협을 거쳐 농가에 무료로 공급되고 있다. 액비에는 유산균, 고초균, 효모 등의 미생물이 첨가돼 생육촉진, 살충효과, 염류장해 감소, 지력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가에서는 발효과 유통근절사업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 액비 제조공급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불량과(열과) 및 폐기대상 참외(기형과, 미숙과 등)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상당량의 불량과를 매입한 후 퇴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사업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조금을 낭비하는 것이며 ▷참외 농가에만 매년 거액의 군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자조금 조성에 참여하지 않는 농가가 물찬과 매도에 나서는 것은 잘못된 처사이며 ▷일부 농가에서 액비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사용을 꺼리고 있고 잘 못 사용할 경우 토양산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실제 액비는 보급 후 15일 이상이 지나면 응어리가 지고 초산성분이 강한 물질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럴 경우 관주하기 어려워 액비에 포함되어 있는 칼슘이나 황산가리 성분의 이용은 어려우며, 초산성분은 비대에는 도움이 되나 토질을 산성화시킴으로 단기용임을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 관계자는 “사업의 큰 흐름은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지만 시행 첫해인 만큼 미진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정밀 진단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참외산업의 경쟁력 여부는 성주군민들의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큰 틀에서 이해와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