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를 날린 세찬 비도, 뜨겁게 불붙은 민족극 축제의 열기는 식히지 못했다.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이사장 박인배)와 성주군(군수 이창우)이 주최하고 전국민족극한마당-성주집행위원회(위원장 최재우)가 주관한 ‘제21회 전국민족극한마당-성주 성밖숲’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4일 간 성밖숲 일원에서 개최됐다.
‘전통과 삶 자연이 함께하는 열린 마당극 축전’이라는 테마로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창작마당극을 선정·출품해 선보인 이번 축제는 500여년의 역사와 문화 즐거움과 애환 등 성주군민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성밖숲에서 개최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14회 때부터 성주에서 개최되기 시작해 올해 21회째를 맞은 ‘전국민족극한마당’은 이제 매년 성주의 여름밤을 축제의 열기로 밝히는 단골손님이 됐다.
이번 행사는 왕버들 바람이 감싸 안은 숲속마당에서 24일 오후 5시 결련택견협회성주전수관(대표 강호동)의 ‘결련택견한마당’과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인 ‘훌랄라 아저씨의 오두막’으로 여름밤 추억여행이 시작됐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시작된 개막식은 개막굿인 ‘판열음 비나리’로 한껏 흥을 돋우었으며, 이창우 군수와 백인호 군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관내 기관단체장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공연을 축하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노력하고 발전해 나가는 행사 관계자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이 군수는 환영사를 통해 “시원한 왕버들 녹음 속에서 군민들의 심신을 달래고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 추억을 선물하기를 기대한다”며 “문화적으로 빈약했던 성주의 명물이 되고 있는 전국민족극한마당 행사의 거듭되는 발전과 노력하는 모습”을 치하했다.
이번 행사는 4일간 계속되면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신화 이야기’를 비롯한 공식참가작 10개 작품과 일품마당극, 젊은광대 3인 삼색 판놀음, 1인극 퍼레이드, 어린이극, 자유참가작, 특별공연, 마당가무악극 등 다양한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작품들을 골고루 선보였다.
아울러 경남 무형문화재 제27호인 강동욱 선생을 만나 탈과 춤을 배울 수 있었던 ‘한마당 워크숍’, 마당극에 대한 심도있는 ‘심포지엄’, 성밖숲을 캔버스 삼아 오감을 넘어서는 구수하면서도 넓고 큰 맛을 느끼게 한 ‘설치미술전’, ‘나눔장터’ 운영 등으로 행사를 보다 알차게 이끌며, 2008년 마지막 여름밤을 풍성하게 장식했다.
==일품내용==
한여름 무더위를 식힐 시원한 단비와 같은 굿판이 열렸다.
마당굿 ‘세경놀이’는 농사짓는 전 과정을 보여주는 현장극. 농촌사회가 점차 쇄락해 농민들의 삶이 궁핍해 지고 또한 인간의 정이 소원해지는 현실의 생활로 점점 허탈과 비관에 빠져가는 지역주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붇돋아주는 마당굿. 한판 신명나는 굿판으로 지역민의 앞날이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펼쳐진 창작마당극 굿거리 트로트.
80세를 훌쩍 넘긴 할아버지가 어느날 아침 실종된다. 고령에 찾아온 중풍과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약을 챙겨 드시지 않으면 위태로운 상황으로, 할아버지의 딸과 사위·외손자는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아 거리를 나선다… 팔순 노인의 시간여행을 따라 영도다리, 연안부두 등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트로트 가락이 마당극의 흥겨움을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