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군 출신이며 전 서울시 교육감을 지낸 최열곤 박사는 지난 9월5일 월간 문학저널의 추천으로 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최열곤 시인은 3개월 후면 팔십세가 되는 고령으로 아직도 정열이 넘치는 학문연구와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평생학습자로서 전범을 보이고 있다.
최 박사는 ‘소꿉장난’, ‘나그네’, ‘어느 가을날 대모산에서’ 등 세 편으로 당선되어 문학저널 9월호에 발표되었다.
윤강로 심사위원은 이번 추천작품은 “잠재적으로 껴안고 사는 자기의 인간적 원형을 통해 아름다운 회기(回歸)를 꿈꾸는 것”이라 하고, “평범함의 시적 새로움이라는 시의 미덕을 느끼게 한다”고도 했다. 또 “일상적이고 평의한 감성의 틀로 자기만의 삶을 조용히 읊는 순수세계가 그대로 전해진다”고 평가했다.
최 시인은 당선소감에서 “작품은 쓰고 음미하면 되는 것이지 이 나이에 굳이 시인이라는 칭호가 필요 있을까 만은 주변의 권유로 등 떠밀려 관문을 통과하고 말았다”며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감출 수 없다고 한다.
“다만 공직생활, 교수생활을 지내고 이제 시인생활이라는 삼모작인생(三毛作人生)의 새 출발점으로 삼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인생의 고뇌와 행복의 내면세계를 관조하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시 세계에서 소요 할 수 있도록 메마른 정서에 단비를 뿌려주시고 격려와 지도를 부탁한다”고 겸손해 했다.
최 교수의 학구적 열정은 공직을 마치고 환갑을 지난 후에도 일본유학을 하였으며 75세의 고령에도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일본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대학교 교수 정년퇴직 후에도 10년 간 대우교수로 강의를 계속하였으며 한국교육삼락회장 재임시에도 퇴직교원의 평생교육활동 지원법 재정을 비롯하여 사도대상제정, 인성교육 교본인 자녀교육보감, 21세기 신 명심보감 등을 공동 편술하여 퇴직교원들의 평생교육활동을 선도하면서도 틈틈이 시작품을 공부 해 왔었다. 최 시인의 경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입지전적인 학습인이라 평가되고 있다.
이번 수상작품의 특징을 요약하면 ‘소꿉장난’은 80노인이 어린이 소꿉장난을 생생하게 재생시키는 감성이 돋보이고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우리를 회귀시켜준다. ‘나그네’에서는 꿈과 고뇌의 인생길에서 영원한 나그네임을 달관하고, ‘어느 가을날 대모산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섭리를 내 어머니 같은 대모산으로 노래하고 있다. 최 시인은 일찍이 성주군가를 작사한바 있고 교육자 예찬의 ‘스승의 보람’이라는 시는 전국 교육계에서 너무나 유명하다.
당선작품 중 나그네를 소개하며 나머지 두 편은 추후 게재할 예정이다.
나그네
인생의 오월에는
그토록 아련한 꿈이 있었건만
속절없이 찾아오는 석양
소슬바람 가을 하늘 아래
나뭇잎은 홍조로 진다
미웁도록 안타까운
내 영혼이어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생각하는가
부질없이 굴려보는 역사의 수레
새것을 찾아 또 굴리며 간다
지나온 아련한 외길
구시월 찬바람이 서러워
몸부림치는 갈대의 울음 속에
텅 빈 가슴은 하늘의 소리 맴돈다
온길 아스라이 보이질 않고
갈길 구만리 넘어 아득한데
해가 뜨고 또 달이 지면
샛별에 길을 물어
또 꿈을 찾아가야 하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