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마무리하는 1999년 12월 27일은 Time지가 ‘금세기의 인물’을 최종 선정 발표하는 날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세계적 영웅이요, 여러 차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으며, 역사가들이 링컨이래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될 것으로 믿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을 뒤엎고 ‘올해의 인물’로 한 번도 선정된 바 없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금세기의 인물’이 되고 루스벨트는 차점자가 되고 말았다.
그 날 뉴스 해설자의 논평에 의하면, 1990년대에 시작되어 새로운 세기에도 계속 진행될 과학첨단기술 혁명이 모두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과학 원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 다닐 때 언어발달이 늦고 행동이 산만해서 학습장애아로 낙인 찍혔었다. 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이 아이는 무슨 공부를 해도 성공할 가능성 없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9세기의 인물’로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과 노예를 해방시킨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 경합을 벌인 끝에 에디슨이 최종 결정되었다. 에디슨도 학교에 입학한지 3개월도 못되어 ‘바보(addled)’로 낙인 찍혀 학교를 그만둔 학습장애아였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왜 둘이 됩니까?”라는 질문을 해서 선생님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교육전문가인 그 학교 교장이 장학사에게 그를 ‘바보’라고 보고했을 정도였다.
이렇게 19세기와 20세기에 각각 가장 위대한 인물로서 인류 문화와 복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두 사람 모두가 학습장애아였다. 그런데 그 두 천재가 어떻게 학습장애아일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럴 수가 있다. 왜냐하면 천재와 둔재는 한 인간 내에서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길퍼드의 지적 모형을 따르면 지적 능력에는 120가지가 있는데, 그 120가지 중에서 어느 분야는 천재이고 다른 분야에서는 바보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 중에도 천재와 학습장애를 겸한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과 같은 아이가 있을 수 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천재성, 개발해야 할 잠재능력이 무엇인지 모르면 남의 흉내나 내다가 고귀한 평생을 보내게 된다.
이 두 천재는 자녀 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열성으로 헌신한 부모를 가졌다. 학습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대에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이 아이는 성공할 가능성 없음’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보고도 조금도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얘야, 너는 다른 사람과 다르단다. 네가 다른 사람과 같다면 너는 결코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없다. 너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하며 그를 격려했다. 그리고는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여러 차례 이사를 하고 전학을 시킨 기록이 있다.
한편 에디슨의 어머니는 아들을 바보라고 낙인찍은 선생에 대해 항의하여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학교에서 못 가르치면 내가 가르치겠다”고 하면서 집에서 직접 헌신적으로 지도하여 그의 천재성을 개발하였다.
무엇보다도 그들을 천재로 만든 것은 자신들의 인생과 사물을 관찰하는 긍정적인 태도에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보통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대로 지나쳐 버린 현상을 ‘모든 것이 기적이다’라고 생각하여 상대성 원리와 같은 위대한 진리를 발견했다. 에디슨은 보통 사람들은 한두번 실험에 실패하면 포기해 버리기 쉬운데, 자그마치 만 번의 실험을 실패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현대는 전문화, 특수화의 시대이다. 그러므로 한 개인이 가진 120가지의 능력 중 최고로 강한 것들만 골라 중점 개발하여 아름다운 열매를 맺도록 하라. 학습 장애아였던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이 천재성을 드러낸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인의 교육열이 높은 것은 장점이지만 모두가 학문하는 능력을 타고 난 것은 아니다. 그것이 개인 안에 존재하는 능력 중 가장 낮은 능력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자녀들을 끌고 가려고 하지말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내어 그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감성과 의지를 북돋우어 주도록 힘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