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대학의 벤자민 블룸(Benjamin Bloom) 교수는 교육의 영역을 인지적(認知的) 영역, 정의적(情意的) 영역, 심리 운동 영역으로 나누었는데, 이는 교육 현장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인지적 영역은 지능, 적성, 창의력 등 기본 능력과 재능을 포함하고, 정의적 영역은 감성과 의지를 포함하며, 심리 운동 영역은 신체 발달과 건강을 포함한다. 교육은 이 3개 영역을 전인적으로 개발하는 수단이요 과정으로, 지력(Mind)ㆍ심력(Heart)ㆍ체력(Body)을 균형 있게 기르는 것이다. 그런데 지력에 있어 뛰어난 사람이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런가 하면 타고 난 지력은 부족하고 환경이 좋지 않는데도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사람이 있다. 미국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영재 학생들의 반 이상이 미성취자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한다. 심력의 부족에 기인한 것이다. 만일 에디슨도 초등학교 3개월 중퇴, 교육 불가능의 바보라는 편견을 극복하는 심력이 없었다면, 만 번 이상의 실험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의지력이 없었다면 특허를 1천93개나 획득한 발명왕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심력이 약하다고 한다. 그것은 그들이 부모 세대가 겪은 고난과 역경을 경험해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지력을 키우는 데만 중점을 두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갈등을 극복하는 심력을 길러 주는 일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심력, 즉 감성과 의지를 기르는 데 필요한 가치는 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도구로 추구하는 가치로 분류된다. 현대 사회에는 전통적인 가치관 자체가 붕괴되어 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없고, 오로지 도구로 추구하는 가치를 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로 바꾸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허다하다. 경쟁도 인생의 장기적인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 중에 때때로 해야 하는 도구적 가치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 없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생각만 하게 되고 거기서 강박증에 시달리고 부정이 형성되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앞서 가고 뒤에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속에 있는 이상 목적을 향해 실력과 자질을 어떻게 갖추어 나가느냐 하는 데 있다. 한미간 문화 차이 중의 하나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의 승리자를 영웅시하고, 미국에서는 절대 평가 기준에서 영원히 불변하는 가치 실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영웅으로 대접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4선 대통령 루스벨트를 제치고 ‘20세기의 인물’로 선정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대적 경쟁에서 뒤졌다고 기죽지 말고 내 속에 있는 잠재력을 생각하며 장기적인 목적을 향해 한 길로 나아가라. 미연방 대법원장을 지낸 올리버 홈즈(Oliver Holmes)는 The great in the world is not so much where we stand as in what direction we are going(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 보다도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했다. 장기적인 이상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이 일류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들어간 후에는 더 이상 추구할 목적이 없어져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장기적인 이상 목적 없이 점수와 성적을 비교하는 상대적 경쟁만 일삼으며, 앞서면 교만해지고 뒤지면 곧 좌절해 버리기 때문이다. 프린스턴 대학 교수인 존 내쉬(John Nash)는 20대에 이미 제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렸던 천재 수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만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갈등과 누군가에게 쫓기는 강박증에 시달린 끝에 급기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일정 기간 치료를 받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환상과 환청은 30년 동안 그를 괴롭혔다. 그의 아내 엘리사는 욕하고 물건을 마구 던지고 발길로 차기까지 하는 남편을 극진히 사랑하며 그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내의 지극한 사랑으로 내쉬의 병은 기적적으로 낫기 시작하여 마침내 대학 강단에 다시 서게 되었다. 인생 30년 지각생이 되고 보니 이제 주위에 비교할 사람도 경쟁할 대상도 없어지고 오로지 자기 이상 목적만을 향해서 매진하게 되었다. 그가 연구한 ‘내쉬 균형이론’이 현대 경제학에 미친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장기적인 이상 목적을 세워라. 비교 경쟁하지 말고, 그 목적을 향해 내게 주어진 무한한 잠재능력을 최대한으로 개발하라. 이것이 곧 무한경쟁사회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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