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김지수 후보가 힘겹게 승리했다. 차점자 무소속 이동진 후보와의 표차는 겨우 363표. 3위 무소속 이재복 후보와도 513표에 불과했다. 한나라당 텃밭인 지역정서로 볼 때 김지수 후보 당선은 떼 논 당상이라고 여겨졌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고전한 흔적이 역력하다. 대량득표가 예상됐던 성주읍에서는 무소속 이동진 후보에게 117표, 월항면에서는 무소속 이재복 후보에게 556표, 용암면에서는 무소속 김종보 후보에게 455표를 뒤졌으며, 후보를 내지 못한 선남면에서조차 2, 3위를 차지한 후보에 비해 170여표 앞서는데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각 지역에서 고른 득표를 보임으로서 근소한 표차로 당선의 영예를 안게됐다. 특히 면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던 김 후보가 선남면에서 근소한 차이지만 무소속 후보들을 제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무소속 김종보 후보의 텃 밭이었던 용암면에서 예상 밖의 득표를 올린 것이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후보의 승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집권여당의 막강한 조직력 앞에 무소속 후보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이인기 국회의원을 포함한 인접 시군 도의원, 군의원, 도당 당직자, 당원들의 대여섯 차례에 걸친 집중 선거유세가 펼쳐졌고 특히, 선거일 전날 박수부대까지 동원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지원유세는 압권이었다. 당 차원에서의 이 같은 지원은 무소속 후보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뒷배로 작용했다. 하지만 반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저렇게 할 일이 없나? 국감과 정기회기 중이어서 자기 할 일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기껏 도의원 보궐선거에 대거 동원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고 또 “동네잔치 같은 조용한 선거분위기를 과열과 혼탁으로 몰아갈 공산이 크고, 더욱이 쭉 늘어선 도의원, 군의원들의 모양새는 패거리 정치의 전형”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집중지원이 김 후보에게는 오히려 감표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른 한가지는 무소속 후보자들의 난립이 결국 김 후보 당선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이는 득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2, 3위 무소속 후보의 득표만을 합쳐도 김 후보에 비해 무려 2천200표 가까이 앞선다. 결국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 김 후보측은 무소속 단일화에 의한 양자대결 구도로 가는 것을 가장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 초반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자 한나라당 측이 의도적 전술적으로 다자경쟁구도를 조성했으리라는 추측이 제기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무소속 단일화 문제가 선거전 막판까지 설왕설래했으나 ‘약속을 어겨 괘씸해서’, ‘도중 하차는 매수당했다라는 여론에 도마에 오르기 싫어서’, ‘당선 가능하다’, ‘무조건 상대방 양보 요구’등의 이유로 단일화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있다. 김 후보가 한나라당 프리미엄, 막강한 조직력, 무소속 단일화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350여표의 근소한 차로 당선된 것을 두고 ‘실제로는 진 게임’, ‘인지도 부족’, ‘대통령과 한나라당 인기하락’반영, ‘과거 정치인 및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개입’ 등 하마평이 무성하다. 당선자가 가슴에 담아야 할 대목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선거 다음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모습에서 대립과 갈등을 불식시킬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의 불씨를 볼 수 있었다. 앙금을 털고 당선자가 열심히 일 할 수 있게 군민 모두의 힘을 실어줄 때로 보인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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