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읍 도현세
푸르고 높은 하늘, 단풍을 보니 가을이 왔다. 즐거워야 할 이 가을, 그런데 마음이 우울하다. 우울증이 오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서히 안개가 내리듯 내 안에 있는 검은 우울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내 안의 사막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
새로 나온 촐라체를 읽고 싶었다. 산악등반 이야기이다.
일 피치 이 피치 올라갈 때마다 불안하고 긴장하여 숨이 막혔다. 최고 꼭대기 삿갓모양의 빙폭을 올라갈 것인지 못 올라갈 것인지 마음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무사히 다 올라갔을 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놓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여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등장인물은 모두 세 명이다. 하영교, 박상민, 캠프지기 나.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긴장하고 마음을 졸였든지 우울이 언제 있었는지 기억에도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말 다행이다. 둘 다 살아 돌아오게 되어서……
내 마음이 환해졌다. 그깟 우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흰소가 끄는 수레에서는 바이칼호수가 마음을 맑게 해 주었고 촐라체는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부터 오는 가을은 우울증 없이 보낼 수 있게 되겠다. 소설을 읽고 이렇게 위안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환해진 내 마음을 보고 촐라체 하나 품고 살아가야겠다.
힘들수록 책을 가까이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겁니다. 경제가 어려운 11월,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