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곤, 그는 1961년에 태어나 40년 동안을 경남 마산시 월영동 옥탑방에서 살았다.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인 좁은 방에 누워서 세월을 보냈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 척추 결핵을 앓았기 때문이다. 하체의 뼈와 살이 말라붙어 마치 고치 속에 갇힌 번데기 마냥 이불 속에서 그 긴 세월을 산 것이다. 그의 세상 구경은 그때 마산결핵병원을 퇴원하면서 마산 시내를 한 바퀴 돈 것이 마지막이었다. 초등학교 4개월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동생이 빌려온 만화로 한글을 깨쳤다. 그리고 그 만화를 베껴 그렸다.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다가 스스로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 한 장 짜리 카툰. 셀 수 없이 많은 점과 짧은 선을 꼼꼼하게 찍고, 그으며 그린 만화에는 엄청난 통찰과 유머, 무엇보다도 소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초등학교 4개월의 학력에 40년 전 마산 시내를 한 바퀴 돈 것이 세상 구경의 마지막인 그가 어디서 그런 통찰력과 유머와 소망을 얻을 수 있었을까? 지난 해 서울에서 첫 전시회가 열렸을 때,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마저 찬사와 감탄을 그치지 않았다.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 그의 작품들은 9개월만에 뉴욕 아트갤러리의 초청을 받았다. 한국 만화가로서는 처음 일이다. 40년을 애벌레처럼 기고, 번데기처럼 살던 그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른 것이다. 그의 날개에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소망이 가득 담겨 있어 퍼덕일 때마다 그것을 온 사방으로 퍼지게 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운명에 대한 분노도 힘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너무 많이 가져서 분노하는 것일까? 너무 많은 가능성으로 인해 내 삶을 원망하는 것일까? 영국의 일간신문 텔레그레프가 지난 3월 31일 너무나 기가 막힌 사실을 보도했다. 23세의 수피아 유소프는 생후 14개월만에 알파벳을 깨치고, 3세 때 영어로 읽고 썼던 천재였다. 4세 때 그 어려운 히브리어를 마스터하고, 13세 때 세계적인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했다. 그런 그가 맨체스터 샐퍼드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되었다. 그녀의 직업은 거리의 여인.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을까? 부모의 성공에 대한 병적 집착 때문이었다. 가족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아버지가 자기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하며, 15년 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괴롭혔다고 말했다. 교육의 3대 영역인 지력, 심력, 체력 중에서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심력이라는 사실은 이미 정설이 된지 오래다. 지현곤 씨는 벌레와 같은 인생을 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그의 이상 목적을 성취했지만, 수피아 유소프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심력이 따르지 못해 미성취로 끝난 것이 그것을 말해 준다. 심력은 지력이나 체력과 마찬가지로 길러지는 것이다. 심력을 기른다는 것은 감성을 훈련시키고 의지력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링컨 대통령의 심력도 길러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어머니의 죽음, 청년 시절의 애인의 죽음, 장년 시절 세 아들의 죽음, 사업의 실패, 거듭되는 선거 패배 등 수많은 슬픔과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심력을 길러 위대한 인물이 된 것이다. 그는 역경을 당할 때 한 번도 그것을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고 절망하거나 포기한 적이 없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보고 도전했다. 남북전쟁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전쟁은 하나님의 진노요 저주이며 하나님은 우리편에 서 있지 않으니 휴전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링컨은 그들을 향해 “하나님이 우리편에 서 있는지 묻지 말고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라. 하나님 편에 서 있기만 하면 전쟁에 승리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고난이나 역경이 아무에게나 심력을 기르는 도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고난이나 역경 그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 재활병원의 통계에 의하면 자신의 장애와 통증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고 도전하는 재활 환자들은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고 노력하지 않는 환자들이 6개월이 걸려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을 3주만에 성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난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라. 그리하면 새로운 눈이 열리고 새 힘이 생기게 될 것이다.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포스트인스타제보
PDF 지면보기
오늘 주간 월간
출향인소식
제호 : 성주신문주소 :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읍3길 15 사업자등록번호 : 510-81-11658 등록(발행)일자 : 2002년 1월 4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고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45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성고e-mail : sjnews1@naver.com
Tel : 054-933-5675 팩스 : 054-933-3161
Copyright 성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