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고에 대응하는 소비자들의 의식변화
중국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유모(乳母) 인기 상종가”, 한국 “멜라민 검출과자 1만여상자 회수조치에서 누락”, 일본 “멜라민이 검출된 크림판다 빵 35만개나 팔렸다” 이상은 중국의 멜라민 파동과 관련한 한중일 세나라의 매스컴을 장식했던 제목들이다.
멜라민분유 파동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과자류 매출이 15∼20% 급감하고 유기농 친환경상품은 10∼20% 증가하는 소비행태를 보였다. 식품안전사고는 ‘늘 우리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인식을 가진 국민들이 많아짐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패턴을 바꾸고 있다.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자가소비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되는 농산물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어야 한다. 우리지역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결국은 제값을 못 받고 뒤처질 수밖에 없다.
농산물 안전성 조사기관 점차 다양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생산·저장·출하단계의 유해물질 안전성관리로 부적합 농산물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 우리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여 농가소득증대를 목적으로 안전성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식약청에서도 불량식품 단속차원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국산 및 수입산 농산물에 대해 안전성검사를 실시한다. 이밖에도 각 시도 환경보건연구원, 서울시농수산물공사 등 다양한 기관에서 안전성검사를 실시하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사회적 인식변화로 농약잔류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부적합 비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생산자 즉 농업인들의 농약 안전사용 준수 의식은 아직도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농약의 올바른 이해와 안전사용지침 준수
농산물은 공산품에 비해 유통단계가 복잡하고 특히 상추, 들깻잎과 같은 신선채소류의 경우 유통기간이 매우 짧아 유통 중인 농산물에 대해서만 안전성조사를 실시할 경우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생산단계에서의 관리 및 생산자의 의식이 중요하다. 물론 소비자들도 농산물에서 어떠한 농약성분도 검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른바 위험이 하나도 없는 절대적 안전성(Zero risk)을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우리가 실험동물로 독성시험을 거쳐 최대무작용량(NOEL, No Observed Effect Level)을 찾아내 인체에 대한 1일 섭취허용량(ADI)를 설정하기 때문에 이 수치를 초과하지 않는다면 안전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즉 우리가 섭취하는 농산물에 잔류허용기준 이내의 농약이 잔류한다면 과학적으로 볼 때 안전한 농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약은 독성이 있는 화합물질이기 때문에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따라서 농업인들은 농약을 살포할 때는 안전한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농약안전사용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특히, 병해충을 방제할 때에는 적기에 농약을 살포해야 경제적인 방제를 할 수 있고, 효과가 좋은 농약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면 병균이나 해충이 내성을 가지게 됨으로써 농약사용량은 증가하게 되며, 이에 과다사용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수확시점에 농약을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농산물의 출하시기 내지 저장시점을 염두에 두고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농약은 종류도 많고 개인별 병해충 발생정도 및 빈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므로 농업인들은 농약살포와 관련한 의문사항이 있을 때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나 농업기술센터, 과채류시험장 등 관계기관에 문의하고 상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소비자들 또한 어떠한 농약성분이라도 농산물에 검출되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인식하는 자세는 재고할 여지가 있다.
불황기 우리지역 농산물 판매전략
2007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는 미국만이 아닌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가져와 우리나라에서도 외화부족으로 제2의 IMF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까지 생기기도 하였다. 정부는 현 경제상황을 준 전시상황으로 인식하여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금년도 1/4분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소비시장은 지난해보다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지역 농업인들도 불황기에 대비한 농산물 판매전략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 굴지의 친환경매장을 운영하는 P식품 매장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작년 경기침체 이후 오히려 매출이 10%정도 증가했다는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도적 기반조성과 우리의 마음가짐
우리지역에서도 농산물 안전성강화를 위해 조례를 제정하여 안전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부적합농산물 생산자에게는 정책지원을 몇 년간 유예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펴 안전농산물이 생산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지자체의 역할로 보여진다.
참외 대체작물로 생각할 수 있는 들깻잎, 취나물, 쑥갓과 같은 소면적 작물과 우리지역 주 작물인 참외에는 등록농약이 많지 않아 병해충 방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우리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작물에 실제 사용하는 농약들이 등록되도록 민관이 함께 힘써 부적합농산물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서로의 노하우를 나눠 가지고 격려하면서 ‘내가 아닌 우리 함께 가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또한 내 이웃이 잠깐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선의의 감시자가 되어 서로의 마음을 다잡아 주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