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명절인 설이 다가온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서로 덕담을 나누고 아이들은 세뱃돈 챙기기에 신이 난다. 설레고 기다려지는 명절이기도 하지만, 빈약한 주머니 사정에 음식장만이며 차례상차림, 손님접대까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주부들의 걱정은 만만찮다. 앉아서 술상, 밥상 받아먹기만 하는 팔자 좋은 남성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일, 현명한 처신으로 설명절의 행복한 주인공들이 되어보자. 오늘은 똑소리 나는 주부 9단이 되기 위한 ‘차례상 차리는 법’과 ‘절하는 법’에 대해 미리 알아본다. 각 지방마다, 가정마다 차례를 지내는 방법이나 시간,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 등이 다르다. 그래서 ‘가례는 가가례’란 말이 있듯이 표준화 된 것은 없지만 여기서는 가급적 일반적인 절차를 요약해본다. (편집자 주)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에는 공통적인 원칙이 있다. ☞ 차례상은 북쪽을 향한다(신위가 놓이는 쪽이 북쪽이 된다) ☞ 좋은 음식은 신위 가까이 놓는다. ☞ 좋은 음식은 신위 오른쪽에 놓는다. ☞ 모든 음식은 홀수로 놓는다 차례상 차리는 법(진설법) 1열 메(밥)와 갱(국), 시접(수저)을 놓는 줄 좌반우갱(左飯右羹) : 메(밥)는 왼쪽, 갱(국)은 오른쪽 2열 적(구이, 찜)과 전(튀김)을 놓는 줄 어동육서(魚東肉西) : 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 두동미서(頭東尾西) :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3열 탕 종류를 놓는 줄 대개 3탕으로 육탕(육류), 소탕(두부류), 어탕(어패류) 순으로 국물은 빼고 건더기만 놓는다. 4열 반찬 놓는 줄 좌포우혜(左鮑右醯) : 왼쪽에 포(북어, 대구, 오징어 등), 오른쪽에 식혜를 둔다. 중간에 삼색나물(콩나물, 고사리, 도라지나물 등)과 간장, 동치미 순으로 올린다. 5열 과일 놓는 줄 조율이시(棗栗梨?) : 조(대추), 율(밤), 시(곶감), 이(배) 순으로 놓기도 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 그외 호두(망과류), 조과류(다식, 산자, 약과)를 곁들인다. 남자 큰절하는 법 ① 공수하고 대상을 향해 선다.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간다) ② 마주잡은 손을 가슴높이로 올리고 왼발을 뒤로 약간 빼면서 허리를 굽혀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는다. (손을 벌리지 않는다.) ③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앉아 오른쪽 발이 왼쪽 발 위로 오게 발을 포개고,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이마를 공수한 손등에 댄다. ④ 상체를 일으키고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우고 일어선 다음, 반절을 한다 여자 큰절하는 법 ① 공수하고 대상을 향해 선다.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간다) ② 공수한 손을 어깨높이로 수평이 되게 올린 후 고개를 숙여 이마를 공수한 손등에 붙인다. ③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가지런히 꿇는다. 오른발을 아래가 되게 발등을 포갠 후, 엉덩이를 내려 깊이 앉는다. ④ 윗몸을 45도 앞으로 굽힌 후, 잠시 머물러 있다가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워 윗몸을 일으킨다 ⑤ 수평으로 올렸던 공수한 손을 내린다. * 웃어른께 절을 할 때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에 위치한다. 차례를 지내고, 큰절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 열거한 복잡한 형식이 아니라 마음과 정성이다. 또 일년에 몇 차례 가족이 모두 모여 조상을 기리며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서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각 가정환경에 맞는 현명한 방법선택으로 민속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즐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