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와 논술
독서와 논술
논술은 주어진 논제를 풀어 가는 논리적이고 독창적인 생각하기를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갖 지식과 생각을 모두 끄집어내어 자신의 뜻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논설문과 논술문은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논설문은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데 초점을 맞춘 글이라면, 논술은 이미 주어진 과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따라서 논술은 현대 사회와 미래 사회 그리고 역사, 철학, 종교, 문학, 과학, 환경, 교육, 노동, 노인, 청소년, 여성 등 수 많은 영역과 과제를 자기 스스로 분석하고 정리하며 해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영국과 미국에서 양이나 원숭이 등 동물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동물 복제가 성공한 이후 인간을 복제 할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우량 송아지를 대량으로 복제하여 키우고 있고, 경희대 의대에서는 수정란을 배양하는 기술을 넘어서 이젠 복제하는 데 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만약 동물 복제나 인간 복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논술 문제가 나왔을 경우 우리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논술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
마니라는 학생은 동물 복제나 인간 복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았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공학 관련 서적과 미래 사회를 예측한 공상과학 소설인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쓴『멋진 신세계』와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책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강타라는 학생은 주워들은 몇 가지 상식만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학생이 훌륭한 논술문을 쓸 수 있을까요? 당연히 인간 복제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자신의 생각을 해 본 마니 학생이 더 우수한 글을 쓸 수 있겠지요.
논술의 바탕은 독서
이처럼 논술을 공부하기 위해선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학생은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가진 학생입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기를 전개할 수 있고, 생각하기를 통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논술 세상에 들어가기
논술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자 그럼, 이런 생각부터 해 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사랑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친구나 가족이라고 해요. 그리고 학교나 학원, 집, 옷, 먹을 것, 돈, 은행, 슈퍼마켓, 식당, 도서관, 극장, 텔레비전, 오디오, 냉장고, 자동차, 기차, 전화, 컴퓨터, 인터넷, ……등등. 어휴! 생각해 보니 있어야 할 것이 너무 많군요. 그 중에 우리가 생활하는데 꼭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혹시 돈이 아닐까요? 어딜 가려면 돈이 있어야죠? 무얼 먹으려면 또 돈이 있어야 하구요. 책이나 연필을 사려고 해도 돈이 필요하죠? 화이트 데이에 여자 친구에게 초콜릿을 사 주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해요. 그럼 돈이 가장 필요한 존재이겠네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먼저 돈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씀씀이에 따른 돈의 가치
전자오락에 정신이 팔려 점심 먹는 것을 깜박 까먹은 강타와 마니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둘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요? 글쎄요? 얼마나 배가 고픈지 먼저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이 두 사람이 보통 한 끼에 얼마만큼의 식사를 하는지도 알아야 하겠구요. 또 어떤 음식을 주로 좋아하는지도 알아야겠지요. 집에서 밥을 먹지 않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고 생각해 보아요. 식당도 종류가 무척 많지요. 분식집, 중국집, 피자집, 햄버거집, 치킨집, 한식당, 고급 레스토랑, 일식집, 호텔 뷔페 등 어디에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음식값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강타와 그 친구인 마니는 다음과 같이 점심을 먹었대요. 다음 표를 보면서 이야기를 정리해 볼까요?
밥 한 끼 먹는데 들어가는 비용(돈)사람강타마니나는?사 먹은 곳피자집학교 앞 슈퍼마켓사 먹은 것 / 가격피자 한 판7,000원빵 한 개500원콜라 1컵3,000원우유 한병500원과일,야채1접시1,000원들어간 돈 합계11,000원1,000원
표에 나타난 것처럼 밥 한 끼 먹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11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이렇게 보니 사람에 따라 돈 씀씀이와 가치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어요.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분석을 해 볼까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을 한 번 따져 봅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돈으로 살 수 없는 것모두 몇 가지 인가요?모두 몇 가지 인가요?
조사를 해 보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무척 많지요? 그런데 왜 살 수 없을 까요? 이 세상엔 돈이면 모두 된다고 하는데. 요즘 돈 때문에 나라가 온통 시끌법적하죠? 왜 모두들 돈을 벌기 위해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잠도 충분히 못 자고 놀러도 못 가고…, 돈이 원수 같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돈은 좋은 놈? 아니면 나쁜 놈?
이런 것도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돈이 있으면 편리한 것과 좋은 점, 돈이 없으면 불편한 점과 나쁜 점에 대해서도 분석해 볼까요?
돈이 있으면 편리하거나 좋은 점돈이 없으면 불편하거나 나쁜 점모두 몇 가지 인가요?모두 몇 가지 인가요?
돈이 없으면 불편한 점이 더 많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옛 선비들은 가난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지만 현대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불편한 점이나 곤란한 점이 무척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돈이 많아야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요.
독서와 논술은 형님과 아우
돈 이야기를 하다 보니 끝이 없지요? 이게 바로 논술입니다. 어떤 대상을 여러 방면에서 생각하고, 쪼개어 보고, 전혀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기도 하는 것이 바로 논술 첫걸음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져야 우리는 돈이란 놈이 도대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놈인지에 대해 바탕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넓고 다양하게 생각하기 위해서 우선 부지런히 책읽기를 해야 합니다. 폭넓게 많은 양의 독서를 한 친구는 논술을 훨씬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생각하기
낱말 읽기와 책읽기
요즘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많구요. 너무 바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그 내용에 대해 새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책 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을 때, 그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분명히 책을 읽었는데도 내용을 모르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책을 읽지 않고 단어를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혹은 단어를 읽되 문자 기호를 읽지 않았을까요? 또는 문자 기호를 읽되 딴 생각을 하면서 읽지는 않았을까요? 아니면 단어의 뜻을 모르는 채 그냥 읽어 내려가는 데만 급급하지 않았을까요? 책을 읽으면서도 끊임없이 수학 숙제나 영어 숙제 등 다른 걱정을 하는 학생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학생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그냥 문자 기호를 읽었을 뿐입니다.
문자 기호만 읽은 학생이 그 내용을 기억해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글은 낱말로 읽는 것이 아니라 문장으로 읽어야 하며, 또한 문장을 연결하여 단락으로 읽어야 합니다. 또 각 단락의 내용을 묶어 한 편의 글로 읽어 내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낱말을 읽으면 글을 읽었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요. 그래서 글 전체 내용이 머리 속에 잘 정리되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책읽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상하며 책읽기
책을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어봅시다.
첫째, 나는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
둘째, 이 책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를 예측하며 읽어보기
셋째, 글쓴이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썼을까 상상하며 읽기
넷째,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단어장에 기록하고 뜻을 사전에서 찾아 꼭 알고 넘어가기
종합적으로 생각하기
책읽기를 잘 하기 위해서, 아니면 글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오늘은 재미있는 낱말 게임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우리 주변에 있는 이야깃거리를 활용하여 생각을 넓고 다양하게 키우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관계적 사고, 방사형 사고, 종합적 사고라고 합니다. 관계적․방사형 사고란 어떤 낱말이 가지고 있는 뜻을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어생각하기를 통해 관련되는 것끼리 하나의 그물망으로 연결시켜 보는 생각하기입니다.
예를 들어 ‘신세대’하면 ‘자유로움’, ‘발랄함’, ‘랩’, ‘솔직하다’, ‘기성세대’, ‘구세대’, ‘힙합 바지’, ‘패션’, ‘버릇이 없다’, ‘물들인 머리’, ‘귀걸이’, ‘코걸이’ 등을 떠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낱말이나 사물을 통해 온갖 생각을 뻗어가게 하는 것을 관계적 사고라고 합니다.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것을 찾아내어 하나의 그물 안에 연결시켜 보는 것은 종합적 사고를 하는데 바탕이 됩니다. 그럼 종합적 사고는 어떻게 할까요? 말 그대로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생각해 보는 방식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물이나 현상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비판적인 눈이 필요하고 어떤 문제 안에 담겨 있는 바탕을 해석하여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자유롭게 연상하기, 끝없이 생각을 이어가기는 사고력을 높여주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줍니다.
종합적인 사고를 하는 학생들은 책에 담긴 내용 덩어리를 쉽게 이해하고,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계단’이란 낱말을 가지고 종합적 사고를 해 보도록 할까요.
계단은 단계이다?
오늘 생각해 볼 낱말은 ‘계단(階段)’ 입니다. 우리는 매일 몇 번인지도 모르게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가게 됩니다. 끝이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기도 하고 아무리 가도 끝이 나타나지 않는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기도 합니다. 지하철을 타면 아득한 아래까지 수 없이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계단’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요? 계단을 맨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생각 때문에 만들게 되었을까?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계단을 인생에 빗대기도 합니다. 인생이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끝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일이기도 하고 어떨 땐 내려가야 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계단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층층대’, ‘일을 하는 데 밟아야 할 순서’라고 뜻이 나와 있습니다. 계단을 바꿔 말하면 ‘단계(段階)’가 됩니다. 계단과 단계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꼼꼼하게 생각해 보면 비슷한 뜻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계단 하면 무엇이 생각날까요? 책을 읽을 때 순서를 정해서 읽듯이 생각할 때도 어떤 순서를 정해서 하면 어떨까요? 다음 순서에 의해 생각을 펼쳐 볼까요?
① 계단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② 계단이 있는 곳
③ 계단 모양에 따른 종류
④ 계단을 생각하면 힘들었거나 무서웠던 기억
⑤ 계단을 생각하면 즐거웠거나 좋았던 기억
⑥ 계단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온갖 생각들
낱말과 연상하기
다음은 한 5학년 어린이가 계단에 대해 생각해 본 낱말을 모두 적어 보았습니다. 아래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자신이 위의 순서대로 생각나는 것 모두를 써 보세요.
①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안전하게 내려간다. 통로, 길,
② 학교, 아파트, 높은 건물, 지하 주차장, 지하철, 탄광, 비행기, 배, 높은 산, 운동 경기장, 체육관 관람석, 울산 바위 등산로, 바벨탑, 피사탑, 잉카 제국, 피라미드, 2층 침대, 미끄럼틀,
③ 사다리, 높은 빌딩의 엘리베이터,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소방차에 달려 있는 고공 사다리, 이삿짐 올리고 내릴 때 사용하는 곤돌라, 높은 산에 올라갈 때 타 본 케이블카, 스키장에 올라갈 때 타는 리프트,
④ 정전, 힘들다, 고통, 인생, 깡패,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 무섭다, 63빌딩, 좁다, 컴컴하다, 더럽다, 비상구, 지하 감옥, 영화 - 벤허, 빠삐용, 더록,
⑤ 공상하기 - 높은 계단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며 생각하는 것, 성취감 - 높은 곳까지 힘들게 올라가 내려다 볼 때, 우등상 - 어려운 수학이나 영어를 하나씩 차근차근 공부해서 성적이 잘 나왔을 때, 승리 - 상 탈 때 계단을 올라감, 감따기 - 높은 감나무에 사다리 타고 올라가 감따는 즐거움
⑥ 공부 - 계단 학습 - 성적, 계단식 논밭 - 화전민 - 노동 - 땀 - 생존, 인생 - 아기 - 어린이- 청소년 - 청년 - 어른 - 노인 - 죽음, 청소 아줌마, 발소리, 숨소리, 가위바위보 놀이, 지그재그, 도미노, 디딤돌, 블록 쌓기, 저축, 먹이사슬, 부자와 가난한 사람, 귀족과 평민과 노예, 회장-사장-부장-과장-계장-주임-사원, 결승점, 노력, 무인 카메라, 부실 공사, 목표 달성, 성공,
계단과 관련된 것을 찾아보았는데 끝이 없이 많은 낱말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위에 나온 낱말과 자신이 생각해낸 낱말을 견주어 보세요. 그리고 이런 낱말들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무엇을 생각했길래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아요.
만약 자신이 이 정도의 낱말을 떠 올렸다면 그 학생은 정말 생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는 이런 방법으로 해보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 주기도 합니다. 다음 문제를 풀면서 생각하기를 완성해 보세요.
《 풀어 볼 문제》
‘계단’, ‘나’, ‘길’, 등 세 낱말을 활용하여 한 편의 글을 완성하세요. 어떤 소재나 내용을 가지고 써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세 낱말의 뜻을 잘 드러내도록 하되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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