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인해 지역에서는 4백5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 민·관·군이 수해복구가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성주군청 공무원들이 부부동반으로 2박3일간의 일정아래 제주도 산업시찰을 떠난 것이 여론의 비판에 올랐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매지 말라」했건만 생각이 짧았을까? 그것도 아니면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뒤끝이 영 개운치 않다. 해마다 태풍피해를 비롯한 각종 재난이 발생할시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도 공무원이요, 가장 많은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자도 공무원들이다. 이번 태풍 매미가 왔을때도 성주군청 공무원들은 추석연휴를 반납한채 비상근무에 돌입, 적은 인력으로 피해조사, 응급복구, 수해현장 안내 및 설명, 자원봉사자 현장배치, 피해현황 접수 등 휴일도, 밤낮도 없이 근무해 몸이 파김치가 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응급복구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을때쯤 조금 더 참지 못하고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 결국 그동안 몸을 아끼지 않고 쌓았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진 꼴이 되고 말았다. 『몇개월전부터 계획된 것이었고 예약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되며 태풍 응급복구도 거의 마무리 돼서 당초 일정대로 진행했다』는 군관계자의 해명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아울러 본 기자는 이번 모범공무원 산업시찰이 연일 언론과 방송에 오르내리며 성주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킬 만큼의 중대한 사안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공무원들을 여론의 도마위에 올리기 전에 지역내 각종 모임 및 단체회원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나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지역내 크고 작은 모임 및 단체에서도 수해복구 기간동안 경주로, 제주도로, 전라도로, 거제도로 선진지 견학 명목으로 갔다 오지 않았는가? 동일 맥락에서 본다면 단지 공무원이라는 신분때문에 여론으로 부터 뭇매를 맞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는 말도 있듯이 다른 사람은 다해도 괜찮지만 공무원은 해서는 안된다는 사고는 이제는 버려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공무원도 엄연히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제주도 산업시찰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면 태풍 매미로 인해 농토와 집을 잃어 허탈해 하는 수재민들의 마음은 위와같은 설명을 받아들여 줄 만큼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수재민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을 헤아렸다면 급한 불을 다 끄고 난 다음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도 늦지 않았을텐데…. 만약 그 여행 경비를 수해성금으로 내고 뿐만 아니라 수해지역 봉사활동으로 대체했다면 이들은 아마도 「작은 영웅」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작은 영웅으로 불릴 수도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잃어버리고 오히려 수재민들을 배신한 공복이라는 뭇매를 맞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최종편집:2025-05-15 오후 05: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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