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희 읍 주민센터 댄스스포츠 강사
댄스스포츠? 스포츠댄스? 정확한 명칭은 댄스스포츠다. 15년 전만 해도 시장바구니를 든 아줌마와 제비족, 그리고 어두 침침한 카바레로 대표되던 댄스스포츠. 그러나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백화점이나 지자체 주민자치센터의 문화 강좌에서 빠져서는 안 될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또 노인복지행사, 관내 축제장 등 각종 행사의 단골 메뉴로도 등장한 지 오래됐다. 성주 지역에도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는 곳이 다수 있다.
대표적인 곳은 성주읍 주민자치센터와 초전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 시간. 특히 읍 주민자치센터 댄스스포츠팀은 지난 14일 대구 서구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09년 제6회 한국스포츠지도자격검정원이사장배 전국 프로?아마추어 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에서 포메이션(단체전)부문 장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까지 선수들과 주민자치센터가 한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려 일궈낸 결실도 있었지만, 묵묵히 뒤에서 소리 소문 없이 열과 성을 다한 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정복희 강사(라틴 프로 선수). 기자가 바라본 그는 춤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화려한 모습 뒤에는 인간미가 넘쳤다. 대구경북의 몇 안 되는 프로선수 중 한 명인 그에게 댄스스포츠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댄스스포츠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총 회원은 50여명이다. 이들은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6∼7시(초급, 30명), 7∼8시(고급, 20명)로 각각 나눠 배우고 있다. 나이는 50∼60대가 많고, 직업은 농업인, 직장인, 가정주부 등 다양하다. 강좌 비용은 월 1만원으로 저렴하다.
△시설은 어떤가?
아직도 일부 지자체의 주민자치센터는 딱딱한 바닥에 거울도 없는 곳에서 스포츠댄스를 배우곤 한다. 반면 이곳은 정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전망 좋은 2층에 깔끔한 마루, 최신식 음향기기, 에어컨 등 시설이 너무나 쾌적해 운동하기가 참 편하다. 간혹 시설 때문에 성주 지역민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처음 댄스스포츠를 하게 된 동기는?
-예전에 몸이 상당히 안 좋았다. 조금만 걸어도 체력이 부족했고, 격한 운동은 생각조차 못했다. 병원에 가 봐도 뚜렷하게 나오는 병명도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룸바(라틴댄스)를 배웠는데 재미가 쏠쏠했다. 룸바를 조금씩 배우다 보니 건강도 좋아졌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댄스스포츠가 이제는 생활의 전부가 됐다.
△댄스스포츠만의 매력은?
-발레처럼 위로 호흡하고 옆으로 늘리는 운동이기 때문에 자세 교정이 가능하다. 또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 효과도 확실하다. 실제로 큰 딸(박미혜, 22)이 효과를 단단히 봤다. 현재 초전초등학교에서 댄스스포츠 강사(방과 후 활동)로 활동하고 있는 미혜는 키 168㎝에 몸무게가 49kg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날씬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만 해도 몸무게가 무려 70kg이 넘었다. 댄스스포츠를 조금씩 배우면서 순식간에 몸무게가 빠졌고 학교 선생님이 처음엔 몰라봤다고 한다.
△이번 대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는데, 예상했나?
-사실 장년부의 실력은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래서 참외축제 전후로 반복적인 연습을 많이 했다.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회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에 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 지난 14일 대구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총 20팀(포메이션)이 출전했는데,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 회원들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연습을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해준 덕분이다. 특히 대회 준비과정에서는 서은숙 회장님과 김정애 총무님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일부 지역민은 댄스스포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예전 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성주에서 댄스스포츠 강사를 맡은 지 9년이나 됐다. 처음 성주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는 3년 동안 댄스스포츠라는 명칭 대신 에어로빅이라는 이름으로 강좌를 개설했다. 아직도 일부 남성들은 이곳에서 부인이 운동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다.
△언제 보람을 느끼나?
-볼 일이 있거나 몸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운동을 하기 위해 나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럴 때 가장 힘이 난다. 참외를 따다가 씻지도 않고 바로 오는 분도 있다. 이곳은 도시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도시 사람들은 시간 때우기 위해 스포츠댄스를 하는데, 이곳은 운동이 필요해서 스포츠댄스를 한다. 그렇게 때문에 더욱 열심히 가르쳐주고 싶다.
◆프로필
△ISTD(국제영국무용협회)자격증 △라틴경기댄스 심사위원 △대한민국 모범인 지도자상(2005년) △신라대학교 총장상(2007년) △現 라틴 프로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