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문학회(대표 김기자)와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광역시지회(지회장 정대호)는 지난달 성주·김천·대구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2009 제7회 가야산 청소년 문학캠프’ 백일장 심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백일장 입상자는 아래와 같다.
◇시부
△장원 이다은(김천여고 3학년) ‘지리산에서’
△차상 이미경(가천고 3학년) ‘그분의 밥’
유윤지(대구 운암고 1학년) ‘실상사’
△차하 조은비(김천여고 1학년) ‘아웃사이더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성(城)’
임동건(벽진중 3학년) ‘여기는 순천만 갯벌이다’
배성중(성주중 3학년) ‘지리산’
오지현(대구 노변중 3학년) ‘읍성의 북은 누구를 위해’
△장려 현동익(성주고 2학년) 윤유정(대진고 2학년) 서산하(경북공고 3학년)
◇산문부
△장원 송미진(김천여고 2학년) ‘갯벌 속의 생명’
△차상 양다희(대진고 2학년) ‘밥이 쓴 편지’
△차하 도유진(김천여고 2학년) ‘실상사에서의 깨달음’
심사평
정대호(시인. 평론가. 한국작가회의 대구지회장)
가야산 청소년 문학캠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학생들의 문학캠프로는 가장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서 학생들이 모여 문학을 이야기하고 직접 글을 써보는 것은 소중한 문화체험이다.
여기 백일장에 응모한 학생들의 글은 짧은 시간에 쓴 것이므로 이것으로써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들은 이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하게 되고 다소 지적을 받은 학생들도 반성적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 부분에서 몇몇 작품은 학생들의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겠다. 장원으로는 이다은(김천여고 3)의 ‘지리산에서’를 뽑았다. 이 시는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직관이 돋보인다. 성삼재가 높다는 사실과 높은 곳에 올라 호기를 보이고 싶은 심리가 1연과 4연에서 잘 나타나 있다.
성삼재가 높아서 그 위에 서 있다는 것이 이미 하늘에 있기 때문에 떨어져도 하늘에 있다는 인식은 세속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히 위압감을 주는 호방한 기계라고 할 수 있다.
차상으로는 유윤지(운암고 1)의 ‘실상사’와 이미경(가천고 3)의 ‘그분의 밥’을 뽑았다. 이 두 작품은 일단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짜임새를 가지고 있다. 즉 작품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사는 종교적 신앙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약점이다. 문학이란 하나의 창조물로서 세계와 인생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새로운 인식에 대한 도전의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분의 밥은 내용이 그분이 차려준 밥을 통해 그분을 그리워한다는 것으로 독자가 마음으로 감응할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 그냥 재미있는 착상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독자의 진실한 감응을 얻기 위해서는 글 쓰는 사람이 읽을 가치가 있는 내용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차하로서는 조은비(김천여고 1)의 ‘아웃사이더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성(城)’, 임동건(벽진중 3)의 ‘여기는 순천만 갯벌이다’, 배성중(성주중 3)의 ‘지리산’, 오지현(노변중 3)의 ‘읍성의 북은 누구를 위해’를 뽑았다. 모두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형식적 완결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내용의 사고력이 치밀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처리한 것들이 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려상으로는 현동익(성주고2), 서산하(경북공고 3), 윤유정(대진고 2) 학생들의 작품을 뽑았다.
산문 부분은 시 부분보다 작품의 수준이 약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백일장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어진 짧은 시간에 다소 분량이 긴 글을 결점이 없게 쓰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장원으로는 송미진(김천여고 2)의 ‘갯벌 속의 생명’을 뽑았다. 학생의 글은 갯벌 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발견에 대한 호기심 어린 표현을 잘 했다. 즉 생동감 있는 표현력이 돋보인다. 이는 이 글의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다섯 번째 형식단락에서 글의 내용을 안일하게 처리하여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이 흠이라고 하겠다.
차상으로는 양다희(대진고 2)의 ‘밥이 쓴 편지’를 뽑았다. 평범한 소재를 깜찍한 형식으로 잘 처리했다. 그러나 인식의 과장이 결점이라고 하겠다. 이는 소재의 성격상 독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차하로는 도유진(김천여고 2)의 ‘실상사에서의 깨달음’을 뽑았다. 전체적으로 한 편의 글이 된다는 점에서 나무랄 것이 없다. 그러나 내용이 착실한 신앙심의 표현을 넘어서지 못했다.
문학은 창조 행위로서 형식과 내용에서 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험심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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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호 詩人 약력
△1958 경북 청송 출생 △경북대 국문과 및 대학원 졸업 △1984년 분단시대동인으로 활동, 현 한국작가 대구지회장 △시집 ‘다시 봄을 위하여’, ‘겨울산을 오르며’, ‘지상의 아름다운 사랑, 어둠의 축복’ △평론집 ‘작가의식과 현실’, ‘세계화 시대의 지역문학’, ‘현실의 눈 작가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