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란?
날씨(기상)와 기후의 차이는 무엇일까? 날씨(기상)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의 기온, 바람, 비 등의 대기상태로, 매일 뉴스에서 접하는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또는 “내일은 맑고 더울 것이다” 등의 정보가 ‘날씨’이다. 반면에 장기간 동안 특정 지역에서 측정되는 날씨들의 평균은 기후라고 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는 일 년 내내 덥고 습한 아열대기후이며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차이가 나지만 평균적으로는 중위도에 속한 온대기후이다.
하지만 일정한 것처럼 보이는 기후도 지역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여 왔다. 그 폭은 클 때도 있었고 적을 때도 있었지만 약 1만2천년 전부터 지구의 기후는 지금과 비슷한 기후로 안정되었고 그 때부터 인간이 지구에 정착하며 인간사회가 발전되었다. 이처럼 인간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기후변화이지만 지금까지는 기후 변화의 스케일이 우리의 생애주기에 비해서 훨씬 길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기후변화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의 가장 분명하고도 눈에 띄는 예는 온도 상승이다. 지구의 온도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에 의해 유지된다. 대기는 온실효과를 통해 지구의 온도를 유지시킨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늘어나 대기층이 두꺼워지면서 태양열이 옛날보다 우주로 빠져나가는 양이 적어져서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 기후변화의 영향
· 농업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농작물을 경작하고 가축을 기를 수 있는 북방 한계선이 점점 북상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섬의 85%가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랜드의 경우 80년에 250만8천㎡였던 경작지는 현재 1천9만8천㎡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온도가 높아지면 곤충과 병해충의 피해가 커지며 강수량이 불규칙해져 생산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쌀은 야간기온이 1℃씩 상승할 경우 생산성은 10%씩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온도가 상승하면 재배가 가능한 경작지는 늘어나지만 주변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생산량은 줄어들 것이다. 특히 가난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변화하는 기후와 농업상황에 대처할 기술이나 경제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 생태계
기후의 변화는 동식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식물의 개화기가 빨라진 점은 눈에 띄는 변화인데 최근에는 북반구에서 봄에 꽃의 개화시기가 10년마다 3.2일씩 빨리 일어나고 있으며 유럽지역의 경우는 5일 정도 빨리 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밖에 새들은 산란기와 부화기를 착각하여 조기산란을 하며 철새는 이동시기를 놓치게 되어 조류 개체수가 감소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30년간 미국을 경유하는 새의 종류가 50%나 감소했다고 한다. 그 외에 환경변화로 인해 북극에서는 피어리 순록이 61년의 2만 6천마리에서 97년 1천마리로 감소했고 남극에서는 크릴새우가 50년 이후 40% 감소하였고, 황제펭귄 개체수는 50% 감소하였으며, 아델리 펭귄은 70%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코스타리카에서는 개구리 50종 중 30종이 멸종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동식물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환경의 변화가 빨리 일어나게 되어 적응하지 못하는 동식물들은 비정상적으로 줄어들고 적응하는 동식물이 급격히 늘어나 생태계가 멸종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인간건강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여 동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인간 역시 영향을 받게 된다. 아직 조사, 연구 중이기는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내의 오존 농도가 증가하여 대기오염이 심화되고 콜레라,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등 열대성 질병이 증가한다. 영국의 한 구호단체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질병으로 21세기 말까지 사하라 남부지역에서 1억여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기온이 상승하면 더위에 약한 어린이, 노인의 사망률이 높아지며 실제로 2003년의 유럽의 폭염은 3만5천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 이상기후
이상기후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가뭄의 심화, 잦은 홍수발생, 그리고 지구의 사막화와 같은 이상기후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아지면 육지 내의 수분도 증발하기 때문에 가뭄이 심각해진다. 특히 사하라사막 주변의 아프리카에서는 가뭄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고 한 예로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차드호는 이미 호수의 형태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세네갈은 이용 가능한 물의 양이 40∼60%나 감소하였고 남북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연평균 강수량이 감소하여 가뭄과 사막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편 대륙의 수분은 부족해지는 반면 대기 중 수증기는 늘어나서 특정지역에 뿌리는 집중호우의 양은 더욱 많아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트리나 역시 플로리다를 통과할 때만 해도 낮은 수준의 허리케인이었지만 따뜻한 해류가 흐르는 멕시코만을 거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어 미국 최대의 재난피해를 발생시켰다.
한국 역시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에서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우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1∼2001년까지 재해형태를 보면 호우가 73%로 가장 높다. 올해 서울은 장마기간 동안 무려 958.4㎜의 비가 쏟아졌는데 이는 1966년의 1,031.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그리고 열대야는 1900년대 초반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평균기온이 20℃를 넘는 여름 일수는 103일에서 130일 가량 늘어났는데 비해 평균 기온 5℃이하의 겨울 일수는 150일에서 102일로 50일 가량 줄어들었다.
· 해수면상승
지난 20세기 동안 바다의 온도는 지구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보다 5배나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해수면은 평균 10∼20cm가 높아졌는데 이 현상이 계속된다면 섬으로 이루어진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 지대가 낮은 국가나 해수면의 인구밀집이 높은 국가, 해수면에 인접한 도시들이 물에 잠기고 만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와 같이 인구가 해변에 밀집되어 있는 국가에서는 바닷물 범람에 의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몰디브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88cm까지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따라 1200만명의 인구가 이주해야할 것이다. 한편 투발루의 경우에는 이미 해수면이 상승하여 호주나 뉴질랜드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면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빙하 역시 급격히 빠르게 녹게 된다. 현재 북극지대 대기온도는 약 5℃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북극지역의 거의 모든 산지 빙하는 약 40% 감소하였다. 그리고 스위스의 경우 산지빙하가 1/3까지 줄어들었고 그 외의 남극, 그린랜드 역시 빙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킬리만자로 산은 1912년에 비해 80%의 얼음이 녹았고 케냐 산은 1963년과 비교해 40%의 얼음이 녹았으며 북미지역의 경우 눈이 녹기 시작하는 시기가 1주에서 4주나 빨라졌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