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녹색실천연대 회원으로서 처음으로 가야산 일대의 각종 동식물 생태를 확인한 결과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결코 우리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지 않고는 단 몇 분도 살 수 없듯이 자연 생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여러 동식물이 자연과 공생하지 못하고 멸종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즉 가야산은 빈 공간처럼 느껴진다. 일주일 정도 가야산 구석구석을 두루 살펴본 답사자로서는 겨우 고라니 한두 마리, 산까치 몇 마리만 만날 수 있었다. 답사자가 이곳 가야산 중턱에 머물러 살아온 지 올해로 30여년이 훌쩍 지나갔으니 30년 전만 하여도 각종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요 천국이었다. 그러나 현재 산토끼도 한 마리 구경할 수 없는 영남의 영산이라고 말하는 가야산이 너무나 삭막하기 그지없다. 산토끼는 새끼를 낳으면 도둑(들고양이)이 잡아먹고, 꿩이 알을 낳으면 이것 또한 들고양이가 먹어 치운다. 그리고 인근 마을 과수 농가들은 과수원에다 일년 내내 방조망을 설치해 놓고 있어 야간에만 활동하는 보호종인 황조롱이 등 각종 희귀종이 방조망에 걸려 죽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잠에서 깨어나 경칩에 나온다고 해서 ‘경칩 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북방산 개구리는 동면에서 깨어나 지상에 나와서 알을 낳아야 하는데, 알을 낳을 적당한 장소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답사자가 며칠 동안 관찰해 본 결과 오염된 물에는 절대로 알을 낳지 않고, 고인 물 수심 10㎝ 깊이가 가장 적당한 지 이런 장소만 있으면 어김없이 개구리는 알을 낳는다. 모두들 사람이 개구리를 잡아먹어서 멸종되어 간다고 하는데 이보다 더 큰 원인은 개구리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 이곳 가야산 주변 계곡 등에 개구리가 많았다는 이유는 간단하다. 80년대만 해도 가야산 주변 농지는 친환경적으로 논농사를 지어 왔다. 농부들은 이른 봄부터 논에다 한해 농사를 짓기 위해 물부터 가두는 작업을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개구리는 논에 와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농부들은 못자리를 하고 가두어 놓은 논물에다 각종 산약초나 풀을 퇴비용으로 베어 듬뿍 넣는다.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는 산약초에 우러나오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잘 자란다. 그 당시 농부들은 농약이 없어 사용하지 않으니 올챙이는 개구리가 될 때까지 잘 자랄 수 있었다. 또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각종 개구리 먹이용 해충들이 무궁무진했다. 그래서 그때는 개구리가 많았다고 보면 정확한 답이 될 것 같다. 요즘은 어떠한가, 이른 봄에 논에 물을 가두어 둔다 해도 이곳에다 개구리는 알을 낳으며 부화한다. 그러나 모를 심기 위한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로 쓰레질을 하면 한창 잘 커가는 올챙이는 농기계에 의해서 1차로 감소되어진다. 그리고 나면 모를 심고 며칠 후 확인 사살이라도 하듯 제초제를 뿌려 100% 멸종 시킨다. 결론적으로 개구리가 마음 놓고 번식할 수 있는 장소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대로 무관심하면 북방산(식용) 개구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인간은 각종 산림화 속에서 각자의 이익만 추구하다보니 같이 공존해야 할 자연 생태는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답사자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역은 1급수 계곡물이 흐르는 행정 지역 중 자연보호 구역이라 할 수 있는 가야산 해발 500m 이상을 말하고 있다. 계곡에는 물고기가 없다. 다슬기도 없다. 결코 어떤 오염으로 인한 멸종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이제 우리 모두가 관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연생태 보존 연구를 꾸준히 해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제안을 낸다면, 가야산 주변에 옛날부터 경작해오던 농지가 휴경지로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이런 농지들을 친환경 농업(옛날 농사)으로 유도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익 감소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 주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것 같다. 답사자도 2010년에는 약 3천300㎡ 농지에 개구리가 마음 놓고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는 북방산개구리 복원에 힘쓸 것을 계획해 놓고 있다. 우리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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