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모(52)씨는 요즘 퇴근 후 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 이들의 코스는 성주중학교 앞에서 출발해 성밖숲 일대를 돌아 오는 것. 가끔 성밖숲에서 조깅하는 사람들과 부딪치는 가벼운 안전사고 외에는 별다른 걱정이 없다.
하지만 편히 자전거를 타고 읍 일원을 돌기에는 항상 긴장되고 불안하기만 하다.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이 충분치 않은 데다 도로가 파손된 곳도 많아 늘 안전사고의 위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에도 자전거전용도로가 하루빨리 개설돼 자녀 등하교는 물론 회사 출퇴근까지 안심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녹색성장의 하나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경북 도내 일부 지자체는 자전거전용도로 조차 없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주군 등 다수 지자체는 단 한곳도 자전거전용도로가 개설되지 않는 등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도내 23개 시군을 통해 받은 자전거전용도로 현황에 따르면 상주시가 23개 노선 127.2km 117억900만원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이 가장 좋았다.
이어 △문경시 29개 노선 41.76km 82억9천200만원 △구미시 4개 노선 12km 29억원 △영덕군 1개 노선 2km 3억5천만원 △포항시 3개 노선 22km 2억원 △의성군 1개 노선 1.8km 1억8천만원 △봉화군 2개 노선 1.22km 1억4천8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성주군을 비롯한 울진·예천·칠곡·군위·고령·청도군, 경산·영천·영주·안동·김천시 등 13개 시군은 자전거전용도로가 전무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군 단위 자치단체는 협소한 도로 구조로 인해 자전거전용도로 조성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성주읍 일대는 대부분 인도 폭이 좁아, 마땅히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다만 성주중학교 근처 인도에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기호 성주MTB동호회장은 “자전거 동호회도 없는 고령군은 MTB전용도로(40여km)가 개설돼 있어 자전거 타기가 너무 편하다”며 “성주에도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