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장애인들에게는 최고의 도움이 되는 이가 가족들입니다.
그렇기에 가족교육은 정신질환의 증상과 대처방법 숙지를 위한 필수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정신 장애인들의 가족모임은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아 모르는 그들만의 아픔을 이해하고 의지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자 의사소통의 중요한 도구이지요.
F.L.K(Familly Link Korea)는 이런 정신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한국의 가족들이 일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경험과 노하우를 같은 처지에 있는 정신장애인 가족들에게 교육하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같이 공감하고 수용하면서 보다 나은 이해력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지요.
물론 반응과 호응도 좋고 정신과 의사가 담당 하던 가족교육과는 달리 스스로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교육은 이제 막 발병초기에 접어 든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에겐 공감을 얻고 설득력 있는 교육이 되어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아들을 환우로 둔 어떤 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
“엄마가 엄마로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으로 보여 폭력을 쓸 때가 있는데 진짜로 그런 현상이 보이는 건지, 아님 문제회피 현상인지 당황스럽습니다. 정말 그럴 수가 있나요?”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일이라 가족들조차 안 믿어지니 다른 사람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런 시기는 거쳐가는 과정이므로 어떻게 이해를 시킬 수 있을지 어떤 방법으로 공감해 주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며 환우를 믿어주는 믿음이야말로 제일 좋은 지지라고 합니다.
대부분 우리는 꽃을 보고 꽃이라 하지 않고 다른 사물로 이야기하는 환우를 보면 정정해 주어야 하고 틀린 사고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의 논리적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사고라 할지라도 환우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하나로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 느끼는 그 자체로 믿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개입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의 기준은 그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느냐, 아니냐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피해정도 또한 심각한 것인가, 사소한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예를 들어 명절에 친척집을 방문하는데 구멍 난 양말을 굳이 신고 가려고 하는 정신장애아이를 둔 부모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타인의 시각을 고려하고 체면을 중요시 하는 마음에 강제로 다른 양말을 갈아 신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멍난 양말은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겠지만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니므로 나무랄 필요가 없으며, 시간을 두고 서서히 조금씩 고쳐 나가도록 해야 하며 급성기가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고쳐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과 정보는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이라 가족들에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세심한 부분까지 물어보고 답해주는 자연스러운 교육인 F.L은 오랜 경험을 해온 같은 환우를 둔 가족들만이 알 수 있는 진심어린 이야기를 듣는 교육이라 지루한 교육이기보다는 궁금증을 해결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신장애인 가족교육을 정신과 의사가 아닌 같은 정신장애인을 둔 가족들이 교육을 하는 추세로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가족단체인 대한정신가족협회(사)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지역마다 지부로 나누어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정보교류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하며 정신장애인의 권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한때 정치스캔들로 인해 일본가족협회가 해산되는 일도 있었지만 현재 두 종류의 가족협회가 조성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스스로 권익을 주장할 수 없는 정신 장애인들을 위해 사회단체와 가족협회가 나서서 바뀐 현상을 하나 소개하면 ‘정신분열증’의 명칭을 통합적인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병이란 의미의‘통합실조증’라는 명칭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일을 이루어 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정신병원이 폐쇄병동에서 개방병동이 생겨나고, 재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인권을 위한 노력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회적인 편견이 조금은 나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정신보건의 미래가 밝아지겠지요.
성주군은 선비의 도시라고 스스로들 일컬으며 유교적인 전통과 체면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이들에게는 주위의 시선과 체면 때문에 더욱 증상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며, 치료를 제때에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나의 가족보다 더 중요한 체면은 없습니다.
필자는 성주군에도 체면만을 중요시하여 우리의 부모, 형제 자매, 자녀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인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