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사람보다 먼저
중기(重機)가 산 보다 더 커 뵈는
이 도시에 오면 아우야, 우리는
왜 도시에 살아야 하는가 묻고 싶어진다.
해변엔 갈매기보다 먼저
비닐봉지, 휴지 날아 오르고
끝이 잘 뵈지 않는 자동차 공장에
장난감 같은 수천 대의 자동차들이
시야를 가로막는 이 항구에
이 공단(工團)에 오면, 아우야
바다가 어느 쪽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는구나.
수평선을 가득 삼킨
어느 작업장에서
기계와 기계가 노동을 하다가
잠시 멈추고 있는 점심시간
기계의 지시와 기계의 감독을 벗어나
잠시 청색 작업복 차림에 배구를 하고 있느냐.
나는 되묻고 싶어진다.
고향 전답 팽개쳐,
흙 내음 풀 향기 놔두고
예 와서 뭘 하느냐
면회도 불가능한 어느 공장에서
기계의 심부름 되풀이하고 있을
젊은 청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