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말을 타고 달려온 인디언은
가끔씩 앉아서
지나온 자리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혹시나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는 못했는가 하고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나는
무엇을 향해 왔는지
보다 많은 것 얻기만 할려 합니다
결코 버리고 비우는 것 없이
내 영혼은 저만치 뒤처져 있는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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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 드넓은 하늘과 대지가 그들의 영혼이며 죽어 돌아갈 어머니였던 그들은 이제 어디 있을까. 달리는 속도를 조절할 줄 알고 가던 길 멈춰서 돌아볼 줄 알았던 위대한 지혜를 지닌 그들로부터 우리는 자연과 분리되지 않은 온전한 인간의 실체와 아름다움을 읽는다.
비울 줄 모르고 버릴 줄 모르는 우리의 삶이야말로 자신을 잃어버리는 과정일 뿐임을 시인은 알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묻는다. 앞만 보고 달려 온 삶이 정말 가치 있는 삶인가, 하고. 그 물음은 우리 모두에게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파고든다. 당신은 지금 어디 있으며 어디로 부지런히 가고 있는가......당신은 혹 영혼마저 놓쳐버리진 않았는가......하고.
( 배창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