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서부(西部)에 속한 금수면의 최동단에 위치한 마을이 ‘명천1리’다. 남북은 산줄기로 가리고 동서로는 개천과 도로로 산간에 들어앉아 있는 조용한 농촌으로, 명천1리의 자연부락으로는 대내와 새터 마을이 있다. 대내 마을은 죽천 마을이라고도 하는데 300여년 전에 황성천이라는 복술가가 들어와 조성한 마을로, 당시 개천이 있는 마을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히 잘 자란다고 하여 대 죽(竹) 자와 내 천(川)자를 더해 ‘대내’ 혹은 ‘죽천’ 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대가면에서 금수면으로 편입했으며, 대가면 흥산리 오산 마을과 면계를 접하고 있다. 이 마을은 사계절 비닐온실이 들판을 하얗게 덮은 가운데 옥토와 개천을 끼고 남향해서, 비옥한 농토로 부촌을 이뤄왔다고 한다. 이 곳에는 선조 때의 인물인 인동人 장봉한(張鳳翰)의 후손이 살고 있으며, 진주人 강 전(姜 篆)의 후손과 김해人 김대생(金大生)의 후손도 살고 있다. 나진현(72) 노인회장은 “대내 마을은 땅도 좋고, 제법 탄탄한 마을로 유명했다”며 “어릴 때부터 들어온 3부자 전설이 있는데, 벼를 천석했다는 박천석이 바로 이 대내 마을에 살았었고, 대가 옥련1리에는 김천석, 흥산리에는 조천석이 유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요새는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예전에 곡식 천석을 거두어들일 만큼 땅과 재산을 가진 이는 많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새터 혹은 신기 마을은 초기엔 한 두집 뿐이었으나 죽천에 살던 황영효라는 농부가 마을 앞쪽으로 이주한 후 새로이 발전한 마을이라고 해 새터 마을로 불리운다. 새터 마을에는 연안人 이성실(李成實)의 후손이 살고 있으며, 또 순조 때 순창人 설 남(薛 楠)이 의령에서 옮겨와 세거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 원로 어르신들은 “자연촌으로는 대내니 새터니 구분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두 마을 다 한 조상을 나눈 하나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 고민 들어보실래요 명천1리는 ‘친환경마을’이자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농촌건강장수마을’이다. 주민 모두가 평소 환경을 생각하고 사랑하며 합심해 환경 보전을 실천한 마을에 주어지는 친환경 마을의 명성에 걸맞은 농촌의 정겨움이 가득한 마을이다. 지난 2005년부터는 건강장수마을로도 선정돼 5년간 다양한 사업이 지원, 올해 마무리된다. 고령화로 어려운 농촌지역에 활력을 되찾기 위한 건강장수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회관 옆에 건강관리실을 구축했으며 마을 안 보호난간 설치·장류사업 등 생산적인 활동과 생활환경 정비·건강관리활동 등이 지원됐다. 이 마을의 주된 산업은 농업으로, 벼와 참외가 주작목이고 또한 축산업도 있다. 농촌 정취가 가득한 살기 좋은 마을이라지만 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은 상당하다. 성주에 가장 가까운 금수의 동단에 있으면서도 오지도 분류되는데, 이는 발전 여지가 없어 미래에 대한 기대가 희박하기 때문이란다. 참외농사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나가는 사람은 많고 들어오는 사람은 없으니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 주민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교통문제다. 농어촌버스가 마을을 지나지 않아 연로한 주민들이 병원이라도 한번 찾을라치면 시간이나 비용상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마을에는 벽진 봉계리에서 아침 6시 40분에 출발해 7시 전에 마을을 거치는 차가 단 한 대 있을 뿐이다. 게다가 이른 아침부터 이 버스를 타고 나간다해도 들어오는 버스가 전무하니 문제다. 도로 여건도 좋기에 농어촌버스 노선 신설이 시급한 사안이다. 대다수의 농촌이 그러하듯이 노인이 주민의 태반이지만 젊은 층이 찾는 마을로 발전하기에는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마을에 단 한명의 학생이 있는데, 등하교 시 교통수단이 없어 부모가 직접 차로 등하교를 맡고 있으니 불편이 상당한 실정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 추세로 가다가는 전통 있는 우리네 농촌마을의 하나가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최소한 주민들이 살기에 불편이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 나진현(72) 노인회장, 배두환(71) 이장, 이봉선(77)·배규석(67) 어르신을 비롯해 마을 이야기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최종편집:2025-06-19 오후 05:17:44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포스트인스타제보
PDF 지면보기
오늘 주간 월간
출향인소식
제호 : 성주신문주소 :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읍3길 15 사업자등록번호 : 510-81-11658 등록(발행)일자 : 2002년 1월 4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고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45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성고e-mail : sjnews1@naver.com
Tel : 054-933-5675 팩스 : 054-933-3161
Copyright 성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