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가 아기를 낳았다. 낳고 보니 팔과 다리가 없는 기형아였다. 아기를 본 순간 산모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기절초풍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기를 본 첫 반응은 상상 밖이었다.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 그는 사지가 없다. 선천성 사지 절단의 장애인이다. 그가 불구의 몸으로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담은 책 ‘오체불만족’이 무려 3백만 부의 판매 기록을 돌파한 채 여전히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신체는 불만족하나 인생은 대만족’이라는 부제를 가진 감동적인 책이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재될 만큼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는 경제불황으로 우울한 일본인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오코다케의 승리는 먼저 그의 어머니의 승리였다. 하나님이 준 생명을 탄생 순간부터 감사하고 기뻐했다. 그리고 보통의 아이와 똑같이 키우려 했다. 어렸을 때부터 집 안에 숨기려 하지 않고 일부러 동네 사람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길거리를 함께 산책하곤 했다. 뺨과 어깨 사이에 연필을 끼워 글을 쓰게 하고,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서 포크로 식사하게 하면서도 특별한 보호를 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책을 읽어주며, 두 가지 교육방침을 정했다. “강한 아이로 키우자. 장애를 방패로 도망치는 아이는 절대로 만들지 말자.” 우여곡절 끝에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1학년 때 담임을 한 다카기 선생이 4학년 때까지 줄곧 담임을 맡으며 보살펴준 덕이 컸다. 그도 역시 장애아라고 오토다케를 특별히 배려하지 않았다. 청소도 같이 시키고 체육시간에도 함께 운동하게 했다. 반 아이들에게 특별 대우를 하지 않도록 지도했다. 담임선생 덕분에 오토다케는 남의 도움 없이 학교에 다니는 법을 배웠다.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그를 차별하지 않았다. 친구들은 그를 특별한 눈으로 대하지 않았다. 화가 나면 최대 무기인 물어뜯기로 나온 오토다케였지만 아이들은 그를 스스럼없이 대했고, 학부모들은 그와 같은 반이 돼 불이익을 당한다고 꺼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오토다케 자신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특수 고안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정상인과 거의 같은 생활을 한다. 술에 취한 친구를 전동 휠체어에 태워 지하철까지 바래다 줄 정도이다. 그동안 자란 팔다리는 고작 10cm. 이런 악조건 하에서도 그는 세상을 무척 밝게 바라본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나 수학이 아닌 체육이다. 겨드랑이로 철봉을 하고, 상반신을 이용해서 줄넘기도 34번이나 뛴다. 100m 달리기에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늦기는 해도 망설임 없이 나서―중간의 출발선에서부터― 50m를 완주한다. 엉덩이와 발목을 교대로 움직여 이동하면서 양쪽 팔로 농구공을 빠르게 드리볼한다. 오토다케는 성장과정에서 그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도 신기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유치원 학예회에서 내레이터를 했고, 워드프로세서를 가지고 선생님의 ‘특별한’ 비서 역할도 했다. 중고교 시절에는 농구부 선수로, 미식축구부 매니저 역으로 시합에 참가했고, 명문 와세다 대학 정경학부 정치과에 들어간 후에는 ‘생명의 거리 만들기’ 운동을 펼쳤다. 그는 현재 ‘마음의 장벽 없애기(Barrier Free)’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장애와 행복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며 그는 오늘도 캠퍼스와 거리를 해맑게 웃으며 누비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특징(特徵)’과 ‘특장(特長)’에 대해서 배웠을 때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특징’이란 다른 것과 비교해서 특히 두드러지는 점을 말한다. 그에 비해 ‘특장’은 그 무엇을 특징지을 수 있는 장점을 가리킨다. 그날 이후 그는 자기소개서에 ‘특징―손과 발이 없는 것’이라고 쓰던 것을 ‘특장’이라고 고쳐 썼다. 그는 자신에게 사지가 없는 것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특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키가 작은 사람이 있듯이 그저 팔다리가 없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한번도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데 대해서 비관하지 않았다. “나는 신체적으로 초개성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이고 결코 장애인이 아니다”라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리포터로서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은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은 태도를 변화시키고, 태도는 인생을 결정한다. “나는 장애인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장벽을 제거하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게 된다. 미국 국가 장애위원회 정액차관보인 강영우 박사는 말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방법은 절대평가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힘에 있었습니다. 나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자신을 정상인과 비교해서 평가하지 말고 장애를 가지고도 무엇이나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라. 사회도 장애인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그들을 똑같은 성원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보기보다는 우리보다 좀더 개성있는 사람이라 여기고 보듬어주면 모든 장애인들이 오토다케처럼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장애는 불편하다. 그러나 결코 불행한 것은 아니다. 삼중고의 인생을 산 헬렌 켈러가 임종 시에 남긴 말은 “아아 나의 인생은 참 아름다웠다!”이다. 사랑하는 장애우 모두에게 이런 고백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축원한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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