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 풍작으로 생산량이 늘면서 수확기 가격이 폭락하는 등 농민들의 우려가 깊어 가는 가운데, 서부지역 농민들은 공공비축미 수매장소 변경으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천면 박모씨는 “수십년간 마을별 지정창고에서 이뤄지던 수매를 올해는 갑작스레 면소재지 창고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마을과 소재지의 반경이 좁은 타 지역과는 달리 서부의 가천·금수지역은 원거리에 위치한 데다가 노인층이 많아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십리 길을, 그것도 한번에 다 못 옮기고 2∼3번에 걸쳐 운반하려다 보니 보통 하루면 끝날 일을 이틀에 걸쳐 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물가 상승과 매상단가 하락으로 다들 깊은 수심에 잠겨있는데, 수매장소까지 멀어져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郡 친환경농정과 관계자는 “추곡수매 장소 결정은 농협과 읍면간 협의를 거쳐 진행, 이 과정에서 영농회장·이장 간담회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지난해 금수면에서 현지수매를 거쳐 농협창고로 이곡하다가 인부가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것이 올해 장소변경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듯하다”고 전했다.
서부농협 관계자는 “예전과는 도로사정 등이 달라졌기에 이제는 마을 현지가 아닌 읍면별 매입창고에서 수매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 됐다”며 “실제 수매현장에도 큰 불편 없이 적극 협조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부터 가천·금수지역에 현지공판이 없어지고 가천은 창천 농협창고에서, 금수는 광산 농협창고에서 각각 수매를 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도 소재지 창고에서 일괄 수매하는 것이 보통으로, 다만 이동거리가 상당한 선남면과 용암면 등 일부에서는 현지수매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