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호야 컴퓨터 그만 하고 공부해라.” 밥 먹듯이 들리는 소리다. “야 김철호 컴퓨터 그만 하랬지?” 라고 말하며 컴퓨터 플러그를 뽑았다. “아 .. 진짜! 엄마 나 나중에 프로게이머 될 거라니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나는 공부를 못하지만 컴퓨터 게임 하나는 엄청 잘 한다. “그런 건 1등이 아니면 성공하지 못하는 직업이잖니. 공부를 하면 1등이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어” 내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다. 다시 컴퓨터를 켰지만 엄마는 다시 컴퓨터 플러그를 뽑아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저지하였다. ‘내가 사춘기라서 그런가?’ 가출하고 싶은 의욕이 마구 솟아난다. 그렇지만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에 가출에 대한 욕구를 꾸역꾸역 눌러 책상 서랍에 처박아 놓는다. ‘후우~ 조금만 더 참자. 그러면 엄마도 날 이해해 줄 거야.’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풀썩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철컹” ‘아빠 오셨나?’ “야 김철호! 마누라! 나 왔다니깐?” ‘또 술 마시셨나…’ 거실로 가다가 누워있는 날 보더니 내 쪽으로 와 말했다. “야 김철호! 아빠 왔는데 너 뭐하냐?” 내 머릴 툭툭 치신다.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 ‘하~ 무시하자 무시해..’ “어? 김철호 너 나 무시하는 거야 ?” 라면서 내 머릴 더 세게 쳤다. ‘아악, 으…’ 난 잠꼬대인 척하면서 몸을 돌렸다. “에라이 못난 놈.” 다시 내 머릴 세게 치면서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매일 공부하라는 엄마, 술 먹고 나에게 화풀이하는 아빠. 내 꿈을 이루기엔 최악의 환경이다. ‘확 나가 버릴까? 아니지 조금만 더 생각해 보고…’ 내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고 있다. “아 어젠 진짜 철호 이길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내가 왜 서둘렀는지 몰라.” “그래? 그럼 철호 오면 물어볼까?” 실내화로 갈아 신을 때 들리는 목소리다. “아 저기 철호 오네. 철호야, 이리로 와 봐” “무슨 일인데 그래?” 태연하게 말하였다. “진호가 너 이길 뻔한 게 사실이야?” “아, 응 어제 진호 나 이길 뻔했는데 내 임기응변으로 막아냈지. 하하핫” “짜식 그거 한 번 막아냈다고 엄청 좋아하네.” 라며 말하는 놈은 늘 나와 티격태격하지만 붙어 다니는 진호다. ‘역시 집안보단 학교가 내겐 더 좋아’ 종례가 끝나고 곧장 집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1시간이 지났을까. 엄마가 들어왔다. “철호야 엄마 왔다.” “엄마 오셨어요?” “아이고, 철호야 엄마가 컴퓨터 그만 좀 하라잖니!” 라며 플로그를 확 뽑는다. “아 진짜 ! 나 이제 여기서 안 살아!” 라고 말하며 휴대폰과 책, 내가 모아둔 돈을 주머니에 다 넣고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얘 김철호! 어디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엄마 목소리지만 난 무시하고 뛰어나갔다. 동네 공원까지 뛰어갔을까?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아 내가 왜 그랬을까? 아니야,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날 반대할 게 뻔해. 이 기회로 다시 바로 잡는 거야.’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몽땅 꺼내 세어보았다. ‘하나, 둘, 셋, 넷… 14만원이라, 조금밖에 없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모으는 건데…’ 다음호에 계속... ------------------------------------------------------ 수상소감 이상연 초전중 2년 어느덧 가을이 가고 찬 기운에 어깨가 움츠려지는 겨울이다. 난 평소에 소설을 써보고 싶었는데 적당한 계기를 찾지 못해 미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국어선생 님의 권유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주제 잡기도 힘들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줄거리만 계속 생각이 나서 글쓰기가 어려웠는데 이런저런 생각 중 청소년 이라면 누구나 고민해 봤을 ‘가출’이라는 소재를 소설 속에 가져오기로 하였다 . 소설을 쓰면서 주인공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한다는 것이 참으 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소설을 쓰면 어떤 느낌일까?’에서 출발한 나의 작품, 서툴지만 소설 완성에 대한 뿌듯함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상까지 받게 되어 너무 기쁘 다. 앞으로 다른 작품 쓰기에도 도전해 볼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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