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위수 벽진면 가암리
언제나 드나드는 나의 유일한 일터 참외밭 논두렁
오솔길 들녘을 흔히 걷는다 님 잃은 새 한 마리는
숫·암컷인지 알 순 없지만 보이지도 않던 어디
꼭 숨어 있었는지 나만 보면 곧장 나타나 지저귀며
내 머리 위를 스치며 다 알 듯 말 듯 늘 맴돌곤 했다.
言(말)이 통하지 않는 두 벙어리는 親友(친우)가 되어
숱한 세월 동안 다정한 朋友(붕우)였지요
어느 날 살며시 사라져버렸네요
날아간 후에야 난 알았지요 모이 한 점 놓아 주었으면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허전함을 느꼈어요
추위에 배고파 얼어 죽기라도 했는지
외로워 님을 만나 어느 산 속 잘 살고 있는지
시집 간 딸 친정 오듯이 새빨간 정열의 님을 만나
나란히 한 번 품이라도 날아와 문안 주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