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화문 한글회관 대강당에서는 한국생활문학지 2010년 1월 5일자 겨울호에 ‘生活
文學’ 신인상 수상작 발표가 있었다.
이날 신인상 시조부문에 최열곤 시인이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아 행사장을 가득 메운 문인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최 박사는 이미 2008년 9월에 79세의 고령에도 시인으로 등단했고, 등단 1년만인 2009년 9월에 또 수필가로 등단해 세인을 놀라게 하더니 2010년 정초에는 시조시인으로 등단해 내리 3년만에 3관왕의 영예를 획득하여 3모작인생을 즐기고 있다. 최 박사는 팔순의 고령답지 않게 활발한 일상활동을 하면서 “노년인생의 고품격문화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원로시인 황금찬 심사위원은 “시조는 자고로 우리만의 유일한 정형시의 정수면서 우리들의 문학풍토에서 다시 없는 자존심이다. 그러기에 최 시인의 이번 시조를 일독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신선한 기쁨과 반가움을 만끽하는 명쾌한 충격”이라고 심사평에서 극찬한다.
당선작품은 ‘백운호반에서’와 ‘뿌리를 찾아서’의 연작 기행시조와 천 시인의 ‘행복’의 세편이다. 최 시인은 습작에 불과하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심사의견으로는 “서정적 감동과 스케일이 큰 안목과 구도로 평소 온축된 역량으로 창작세계를 종횡하고 있다”며 대성을 기대한다고 평했다.
시상식장에 최 박사의 가족은 물론이고 지인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물었더니 “너무 잦은 수상이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며 활짝 웃는다.
최종동 서울지사장
*작품소개*
백운호반에서(白雲湖畔의 散策 時調四首)
메케한 도심에서 재채기 하다말고
하던 일 접어놓고 교외로 도망쳤네
청정한 백운호반의 공기 한입 물었다
초여름 푸르름이 피부에 묻어나고
백로의 날개짓에 은빛조각 호수가득
으스름 달빛쪼우는 붕어떼들 희희낙락
사랑을 속삭이던 뱃노리는 끝나고
굳어진 허리 펴며 농부도 집에 가고
적막한 백운호반엔 달빛가득 내린다.
이 좋은 산수풍광 언제까지 즐길런가
자연의 섭리 속에 행복을 꿈꾸면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금수강산 영원히.
2009. 6. 13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반에서
남주 최열곤(南洲 崔烈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