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간신문 사회면 기사에 ‘매 맞는 구급대원 구할 대책 절실’이라는 기사를 접하고 구급대원으로 10년간 근무해온 당사자로서 마음이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현장에서 고맙다는 말 대신 욕설과 폭력, 심하게는 머리채까지 잡힌다는 내용을 보고 경제나 사회는 급변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도덕적인 의식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구급대원을 할 때는 구급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짧아 환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저 병원으로 이송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몇 번이고 인사를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학에서 응급구조학과를 나오고 자격을 소유한 구급대원이 전문인으로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노력함에도 인사는 접어두고 구급대원이 늦게 왔느니,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 했다느니 소송을 건다며 겁을 주질 않나 속된 말로 구급대원 못해 먹겠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한 것 같다.
2008년 대통령께서 취임사에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공무원 중에 정말 국민들이 필요로 하고 국민을 섬기고 있는 조직 중에 하나가 소방공무원들이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다. 화재나 구조현장 구급현장 모두들 피하는 위험한 현장에서 유독 그 위험한 현장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공무원들이다. 누구를 위한 일인가? 바로 자신이 아니라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들을 위해서이다.
우리가 아직도 여타 공무원 조직에 비해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그나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구급대원 폭행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보다 도움을 주러 찾아간 그들에게 고맙다는, 그리고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길, 자신의 권리만이 아닌 그 권리를 누리도록 땀을 흘리는 자의 수고를 알아주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