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청천의 벽력같은 천안함의 침몰!
이 급박한 비보 앞에 오천만의 국민이 가슴을 졸였다.
104명 중 58명 구조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숨막히는 구조의 순간들
애국과 동료애의 화신 한주호 준위
살신호국의 표상 한주호 준위의 순국
곧 이은 남기훈 상사의 시신 발견은
또 한번 우리들의 가슴을 치게 한다.
44명 실종자 가족 함미수색 중단의 대승적 결단은
우리들 가슴에 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함미 인양과 수색, 속속 드러나는 전사자들
배는 고프지 않더냐
차디찬 바닷 속을 어찌 견디었더냐
아들아, 내 아들아… 여보, 여보 내 남편…
유족들의 울부짖음, 통곡, 끝내는 혼절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가슴은 오열로 억누르지 못한다.
숭고한 희생들, 거룩한 산화들
조국의 간성들, 영웅들!
무슨 상찬을 어떻게 해도 다함이 없을 호국의 정화였다.
꽃피고 새 우는 희망의 4월인데
유족에게, 살아 돌아온 전우에게, 오천만 국민에게
어찌하여 비통과 탄식을 안겼단 말인가
이 무슨 일인가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단 말인가.
살아있어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피눈물을 쏟는 정경
자식은 나라에 바치고 살아남은 전우를 다독이는 유족은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애간장을 녹이는
피울음을 울고 있었다
이 무슨 잔혹하고 얄궂은 정경이란 말인가!
이 무슨 가슴 뜨거운 인간애란 말인가!
산화는 아니었다 희생도 아니었다.
고혼을 바다에 묻지도 않았다 영원히 잠든 것은 더욱 아니었다
다만,
모두 다시 살아나 위대한 영웅으로 탄생되었을 뿐이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 5천만 국민 속에 다시 살고 있을 뿐이다.
활활 불타고 있는 호국의 횃불일 따름이다
이 나라 지키고 이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영원히 활활 타오르는
이 강토 이 강산 보우하며 살아 숨쉬는
활화산에 다름아니었다.
영원한 활화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