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식품안전의 날(5. 14)을 맞이하여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한 말씀드릴까 합니다. 암은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으로(09년 사망원인 1위, 통계청)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나 완전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 및 미국 국립암협회에 따르면 암 발생에 관여하는 요인으로는 음식, 흡연, 만성간염, 직업, 유전, 생식요인 및 호르몬, 음주, 환경오염, 방사선 등이 있으며 특히, 음식섭취는 암과 관련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성주군의 음식문화 중 하나인 구이에 관한 내용으로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 중 많은 연구자들에게 관심이 되고 있는 식품의 가열 조리 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진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eterocyclic Amines, HCAs)의 생성요인과 저감화 연구결과입니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는 육류나 생선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육류나 생선 중에 존재하는 아미노산과 크레아틴(creatine, 척추동물의 근육 속에 다량 존재 함) 이라는 물질이 반응하여 생성되는 고리형태의 물질들로 현재 약 20여 종의 물질이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화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HCAs는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HACs는 어떤 조리 조건에서 생성될까요?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HCAs는 대체로 근육조직이 포함된 식육부위 즉,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가공할 때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육류 이외에 다른 단백질 공급원인 우유, 계란, 두부, 간 등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육류, 가금류, 생선류의 근육조직에는 HCAs의 전구물질인 크레아틴과 크레아티닌(creatinine) 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HCAs의 생성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HCAs의 생성을 촉진하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조리 시 사용되는 온도입니다.
160℃ 이하의 온도에서 조리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분석이 안 될 정도로 매우 적은 량의 HCAs가 생성되지만, 조리온도를 200∼250℃로 올릴 경우 3배나 많은 HCAs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식육의 조리방법 중 굽거나, 튀기거나, 바비큐 방식은 높은 온도에서 조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양의 HCAs가 생성되는 조리 조건이 되며, 오븐에서 굽는(Oven roasting & baking) 방식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HCAs가 발생됩니다.
또한 100℃ 이하에서 끓이거나, 약한 불로 조리하는 조건에서는 HCAs가 거의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식육을 오랜 시간(well-done) 조리할 경우 더 많은 양의 HCAs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우리가 먹는 식품은 태운 고기류부터 안전한가요?
성주에서 지식인으로부터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지면을 통하여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품으로부터 노출될 수 있는 HCAs 15종을 대상으로 삼겹살, 고등어 등 100여 종의 식품을 조사한 논문 결과, HACs에 대한 인체 노출수준은 미국보다 아주 낮은 수준이었으며, 조리온도, 조리시간 및 올리고당 첨가 등 조리과정을 최적화할 경우 HCAs가 66-9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육류 및 어류를 적절한 조리과정을 거쳐 섭취한다면 HACs의 노출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HACs 생성요인 및 저감화 연구결과에 의하면 육류 조리 시 0.1% 정도의 물을 첨가하여 전자레인지에 2분간 데운 뒤 생성된 육즙을 버리고, 기타 다른 방법으로 조리하면 육류 내 지방과 수분 등이 빠져나가 HACs의 생성이 9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조리시간이 길수록 HACs의 생성이 증가하므로, 스테이크 경우, 고기를 완전히 익힌 상태(well-done)보다는 중간정도로 익힌 상태(medium)로 먹는 것이 HACs의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100℃ 이하로 조리하는 경우, HACs가 무시할 수준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와 같이 튀김 등의 고온 조리보다는 찜, 삶은 고기 등의 조리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HACs 의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또한 항산화제, 올리고당, 식이섬유, 마늘과 양파 등에 있는 황 화합물 등은 HACs의 생성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이 같은 천연 향신료 및 화합물을 넣고 함께 조리하거나, 육류 및 생선 조리 시 불에 타지 않도록 주의하고, 삶거나 찌거나 전자레인지에서 예열 처리하여 섭취하는 등 적절한 조리과정을 통하면 HACs 의 섭취를 상당량 줄일 수 있습니다.
영업을 하는 주점 및 음식점에서 이러한 사항을 준수할 시 주민의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ACs )로 인한 암 예방과 더불어 건강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