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놀라운 방향 탐지 기술
동물 중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없이도 맨 몸으로 수 천리 떨어진 자기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있다. 비둘기나 철새를 비롯한 많은 새들은 어떤 항해 장비가 없이 제 갈 길을 잘 날아간다. 땅위에 기어다니는 개미도 무거운 먹이를 물고 먼 길을 걸어 제집을 찾아간다. 과연 이들 동물들은 어떤 방법으로 길을 찾는 것일까?
▣ 땅의 자력을 탐지하는 비둘기
비둘기는 자기가 날고 있는 공중의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4mm 오차로 정밀하게 판단한다. 또한 사람이 보지 못하는 자외선을 감각할 수 있고, 인간이 듣지 못하는 아주 낮은 소리(저주파 초음파)를 듣는다고 한다. 독일 괴팅겐 대학의 과학자 쾨니히는 비둘기 눈에 반투명한 안경을 씌워서 집으로부터 130km 떨어진 곳에서 날려 보내보았다.
비둘기가 쓴 안경은 5∼6m 이상 먼 곳은 보이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비둘기는 여전히 자기 집을 잘 찾아왔다. 이는 비둘기가 하늘 높은 곳에서 자기가 늘 보던 지형을 판단하여 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즉 비둘기는 태양의 위치를 판단하여 보금자리가 있는 곳을 알거나 자력탐지 기능을 이용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는 비둘기의 비행을 조종하는 ‘생체 컴퓨터’가 몸의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고, 비둘기를 멀리 데리고 나가, 귀 옆에 작은 자석을 붙여 날려 보냈다. 그러자 자석을 매단 비둘기는 집을 찾지 못했다. 자석이 비둘기 머리 속의 자장 탐지기에 혼란을 일으킨 것이다.
▣ 자기 굴을 정확히 찾아가는 컴퓨터 머리 개미
개미는 먹이를 찾아다닐 때 이리 저리 오락가락 하지만, 먹이를 발견하면 방황하지 않고 그것을 가지고 거의 일직선으로 자기 굴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이는 개미가 태양의 위치를 파악하여 방향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미는 수백 개의 렌즈로 구성된 복안을 가졌다.(사람의 눈은 하나의 렌즈로 된 단안이다.)
개미가 가진 복안 렌즈 중에서 80개는 태양의 위치를 각기 다른 각도로 측정하고, 각 렌즈가 판단한 태양의 위치에 대한 정보는 개미의 작은 두뇌 속에서 계산되어 자기 집 방향과 연관지어 기억된다.
개미의 작은 머릿속에 그토록 훌륭한 컴퓨터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개미의 이런 능력 파악을 위해 스위스 과학자 루디거 베흐너는 특수한 편광 유리를 써서 태양이 엉뚱한 방향에서 보이도록 실험했다. 그러자 정말 개미는 길을 잃고 원을 그리면서 걷기 시작했다.
개미는 구름이 끼어 태양이 비치지 않아도 태양의 위치를 알아낸다. 이것은 사람의 눈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편광(태양에서 바로 나온 빛)을 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미는 자외선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