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망태 둘러메고 밭두렁에서
소꼴을 한 망태 뜯어놓고
주인이 있나 없나 살피면서
마음 졸여가며 뽕밭에 살금살금 다가가
시커멓게 잘 익은 달콤한 오디를 따먹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동무들과 수원지에서
무명 팬티만 입고 풍덩풍덩 개헤엄 치며
물놀이 하다가 입술이 시퍼렇게 되면
방천 넘어 이천 금빛 모래사장에 모래찜질하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동네 뒤 들녘 밭에서
콩이 누릇누릇 익어 갈 무렵
소를 몰고 꼴 먹이다
제비가 낮게 낮게 날아다닐 무렵
동무들과 모닥불 피워 놓고
구수한 콩사리 해먹으면서
볼에 눈사람 눈썹 그려져 마주보며 웃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긴 긴 세월이 흘러간 지금
어떻게들 변했을까
내 어릴 적 같이 놀던
죽마고우가 그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