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망태 둘러메고 밭두렁에서 소꼴을 한 망태 뜯어놓고 주인이 있나 없나 살피면서 마음 졸여가며 뽕밭에 살금살금 다가가 시커멓게 잘 익은 달콤한 오디를 따먹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에 동무들과 수원지에서 무명 팬티만 입고 풍덩풍덩 개헤엄 치며 물놀이 하다가 입술이 시퍼렇게 되면 방천 넘어 이천 금빛 모래사장에 모래찜질하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동네 뒤 들녘 밭에서 콩이 누릇누릇 익어 갈 무렵 소를 몰고 꼴 먹이다 제비가 낮게 낮게 날아다닐 무렵 동무들과 모닥불 피워 놓고 구수한 콩사리 해먹으면서 볼에 눈사람 눈썹 그려져 마주보며 웃던 내 어릴 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긴 긴 세월이 흘러간 지금 어떻게들 변했을까 내 어릴 적 같이 놀던 죽마고우가 그립기만 합니다
최종편집:2025-05-20 오전 09: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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