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지만, 국민은 가난한 나라. `0`금리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지만 은행에 저축을 하는 나라.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기 위한 극단의 처방으로,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정부가 현금을 국민에게 뿌리지만 그 돈 마저 저축하는 나라.
그 일본의 주부를 지칭하는 단어. 와다나베 부인.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그녀들이 자국의 저금리를 탈출하여 환차익과 고금리를 좇아 해외원정 저축을 하고 있다.
미국도 자국의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를 회피하기 위해 아시아와 남미, 유럽으로 달러들이 금리 쇼핑을 다니고 있다.
몇 년 전 일부 부유층 주부들이 해외로 명품 쇼핑을 다닌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젠 저축과 투자를 위해 인터넷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헤매고 이러한 개미투자자들에 의해 세계 환율과 금리가 움직인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20∼25%인 시대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도가 나고 잘 나가던 사업가가 어느 날 신용불량자로 내려앉아도 주변에 그러한 사람이 너무 많아 별로 놀라지도 않던 그 유명한 IMF 시절.
"나는 그때 부자가 됐다."라고 하는 이도 있다. 20%씩 이자가 쌓이니 돌아서면 이자가 수북수북. 은행 가는 것이 그렇게 신나고 재미있을 수가 없더란다.
그러면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어느 방향으로 갈까?
미국이나 일본처럼 선진국 대열로 갈 것인가? 아니면 아르헨티나처럼 못살던 옛날로 후퇴하고 후진국으로 갈 것인가? 아르헨티나처럼 갈 것이 예상 되면 우린 은행으로 가서 적금을 가입해야 한다. 고금리를 줄 것임으로.
2008년 세계금융공황 직전 2,000P를 넘던 주가가 한순간에 800P으로 떨어질 때를 기억하는가? 세계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공포감에 모두들 "있는 반 이라도 건지자."라는 심정으로 반 토막 난 주식과 펀드를 처분했는데,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주가는 최고점에 근거리 접근을 하고 있다.
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는 진작에 IMF라는 예방주사를 맞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하여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G20정상 회의를 개최하여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우리나라를 단체로 방문하고, 원자력발전소를 석유부자나라에 수출하게 됐다.
한국이 MSCI(선진국지수)에 편입이 되면 추가로 한국증시로 유입될 자금이15∼30조로 예상되고 있고,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2009년 13.1%인 36조에서 2014년엔 30%인 130조로 예상하고 있다. 이 돈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면 주가는 얼마나 오를까?
일본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주식에 투자하여 투자수익률로 수익률이 결정되고 그 수익이 투자자에게 되돌아가는 변액상품이 실패한 나라이다. 그 실패의 부작용으로 전문가도 아닌 주부를 지칭하는 와다나베 부인들이 환차익과 고금리를 따라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세계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고군분투하고 있다.
참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는 가까운 증권회사에 가거나 각 생명보험회사의 변액상품에 가입만 하면 10% 확정 금리를 보장해주고,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브라질의 국채를 살 수도 있고, 삼성그룹의 우량주만 골라서 살 수도 있고, 세계 주식에 내 입맛대로 골고루 분산 투자할 수도, 국내주식과 채권에 마음대로 분산투자 할 수 있다.
갈수록 길어지는 평균수명, 짧아지는 정년, 낮아지는 금리.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던가? 기러기가 수만리 먼 길을 여행할 수 있는 것은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