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기(抛棄)란 다른 것을 하는 것이다.
2.
사람의 일이란 때때로 아무리 기다려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포기해야만 한다.
그런데 또 그와 반대로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물론 끝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설사 결과가 실패로 끝날 것이 분명한 경우라도 그렇다. 우리가 실패를 무릅쓰고라도 추구할 가치가 있듯이 일에도 그런 숭고함이 있을 수 있다. 나아가 기다림이 존재 자체의 이유가 될 때 우리는 섣불리 포기하라고 충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무망한 시도와 기다림에 대해 포기하라고 충고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구든 당사자가 되면 포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된다. 포기하는 그 순간, 우리가 지금까지 쏟아 부은 시간과 정열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즉 일의 성공을 비는 기원과 기대와 기다림은 기포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포기하는 일에 용감해야 한다. 때로는 포기하는 일이 비겁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안 될 줄을 뻔히 알면서도 고집하는 것보다는 훨씬 정직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실패가 때로 아름다울 수 있듯이 포기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