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지친 나귀같이 쉬엄쉬엄 지는 날빛 보릿고개 감꽃 지는 기궁했던 지난날이 어느새 한 생애의 뒤꼍 어스름에 젖는다 늦가을 햇볕 속에 발 디미는 바람소리 떠날 채비 명주잠자리 뒷등 그리 허전하고 더러는 상처를 싸맨 손등 저려 온다 하루가 머물다 간 잘 곰삭은 저물녘에 제 길 다시 찾은 물이 몸 푸는 회귀의 길 끝내는 꽃노을 타고 안거할 곳 살핀다 (2010 한국예술상 시조시학 신인작품상 수상작)
최종편집:2025-05-20 오전 09: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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