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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적극적인 감사, 대체로 긍정적***
총 5일차로 나눠 진행된 2010 행정사무감사가 마무리됐다. 초선의원이 다수인 6대 의회의 첫 행감이기에 기대와 우려를 함께 안고 지켜본 결과, 우선은 대다수 위원이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는 데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싶다.
행감에서 출석은 기본 중에 기본일 것이다. 연일 계속된 감사에 전 위원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한 것은 높이 살만하다. 단 일부 위원의 경우 오전 중식 전이나 오후 마지막 부서 감사에 참석하지 않고 일찍 자리를 비운 사례는 간혹 보였다.
이번 행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감사특위에 소속되지 않았음에도 열심히 참여한 배명호 군의장의 행보다. 감사 자료를 꼼꼼히 읽고 철저히 준비해 옴은 물론 핵심 사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으로 피감기관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간혹 부서장이 잘못 대답한 것을 지적하며 정정시키거나 오히려 부서장도 알지 못한 대목까지 대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재선의원으로서 행정감사를 이끌어가는 촉매역할을 톡톡히 해내 행감의 전체적 질을 높이는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여성 비례대표 이화숙 의원의 두드러진 활동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비우지 않은 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지적으로 재선 의원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 받았다.
행감을 주도한 김영래 위원장의 성실한 진행도 빼놓을 수 없다. 감사 도중의 휴식과 간식을 위한 정회 후 재개시간도 비교적 잘 지켜 감사를 앞둔 부서 관계자들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최소화했다.
앞으로 나서기보단 한걸음 뒤에서 조용히 회의를 진행하며, 자칫 권위적이고 딱딱하기 만할 수 있는 감사를 부드럽게 완충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냈다.
하지만 몇 가지 내용에 있어선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었고, 이러한 점은 출범 6개월을 넘기지 않는 6대 의회의 4년 임기가 성공적으로 완주되기 위해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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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고강도 감사 비해 후반부 긴장감 ↓***
감사 첫날, 전년도 행감 지적사항에 대한 처리결과에 대해 피감기관에서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깊이 있는 준비로 문제점을 찾아 현장 확인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점은 돋보인다.
통상 행감에서의 지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도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래선 행감의 효과를 낼 수가 없고 의회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도 다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내년 행감에선 지적사항을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데에 의미가 상당하다.
하지만 초반 열정을 과도하게 쏟아 부은 때문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져 일부 부서에 대해서는 별다른 질문 없이 넘어가거나 단순한 질의로 일관해 무성의한 감사가 우려되기도 했다.
대표 사례로는 각각 28분이 할애된 3일차 민원과·문예회관 감사와 35분 만에 끝낸 5일차 보건소의 감사를 들 수 있다. 첫날 현장 확인에 할애된 시간을 제외하고도 1시간 49분에 걸친 문화체육정보과와 2시간 17분에 걸친 친환경농정과 감사와는 분명 비교가 되는 장면이다.
통상 부서장의 업무보고에 20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앞서의 3개부서는 10분 내외에 올 한해 업무 전반에 대한 질의 답변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실 감사의 우려가 일 수 있는 대목으로, 실제로 업무상 실수로 도흥진료소 소유권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재무과 감사에서 집중 질타해 재무과장으로부터 "보건소장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했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것과 달리 보건소 감사에선 관련 사안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대신에 단순 질문과 답변 일색의 `업무 파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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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부족으로 맥 빠진 감사 그치기도***
물론 감사 시간과 감사의 효과성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꼼꼼하게 자료를 살펴보고 충분히 준비된 질문으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정책적 대안까지도 제시해 낼 수 있다면 최상의 감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부서에 관심과 역량이 집중된 반면 일부 부서에는 많은 위원들이 긴 질의시간에 비해 단순질문이 주를 이뤘다. 질의 자체에 의미를 둔 급조된 질문도 많았고 그렇다보니 맥 빠진 감사에 그치기 십상이었다.
이는 사전 충분한 자료 검토가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는데, 이수경 위원은 기획실 감사에서 2012년 예정된 성주군문화생태관광기반조성 기본구상 및 타당성분석 연구용역 기간을 2010년으로 잘못 보고 진행 상황을 묻는가 하면, 허가과 부정불량식품 수거검사 및 지도단속 실적과 관련해 감사 자료를 확인도 안 한 채 질의를 하던 도중에서야 내용을 확인하고 질의를 멈추는 등 재선에 걸맞지 않은 미숙한 장면을 종종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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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위원 지역구 챙기기 급급 `눈살`***
개선해야 할 가장 큰 사안은 `군의원`인지 `면의원`인지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일부 위원들이 본연의 목적인 행정사무에 대한 감사보단 해당 지역구 챙기기에 급급해 모습을 보인 대목이다. 다양한 부서의 감사에서 지역구 관련 민원성 질의 등이 쏟아져 눈총을 샀는데, 기초의회 역할의 본질을 빗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김명석 위원은 총무과 감사에서 참외에 부적합해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서부를 위한 서부발전협의회 지원에 대해 "만든다고 다 주나. 동부도 만들면 줘야 하나, 남부도…"라며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
반면 건설과 감사에선 "수리시설 개보수와 농로 포장 등의 사업이 특정지역에 편중, 군의원을 배출 못해 그러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며 "이런 이야기가 없도록 배려해서 지역균형발전을 이뤄 달라"고 당부해 색다른 균형발전론을 엿보게 했다.
아울러 재난과엔 "올 여름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용암과 선남·월항면 수해복구 예산의 적극 반영"을, 보건소 감사엔 "용암의 보건지소 진료 실적이 높은데 노인이 많고 병원은 없고 교통편도 불편한 때문이니 돈 많이 버는 만큼 좀 더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지역구에 집중한 감사태도를 보였다.
한편 감사 전 과정에 이수열 기획실장이 빠짐없이 참석하며 문제의식을 공유했으며, 피감기관 관계 공무원 대다수가 성실한 태도로 감사에 임했지만 일부 부서장의 경우 `알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등의 회피식 답변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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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의회와 집행부의 창과 방패의 대결은 끝났다. 견제와 균형의 논리 앞에 맞서기도 하지만, 군민을 위해 존재하고 지역발전을 목표로 하는 것은 모두 같다.
2011 성주군정은 지역민의 공복(公僕)인 집행부가 군민의 뜻을 잘 받들고, 군민의 대표인 군의원 개개인이 지역민의 목소리를 진정 대변함으로써 다 함께 힘찬 새 성주를 향한 발걸음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