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여행을 하다가 보면 마주 지나치는 열차를 보게 된다. 이때 우리는 상대 열차에 가려 지금까지 보아오던 건너편의 풍경을 못 보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단념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계속 건너다보면 기차너머의 풍경이 잘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차가 가지고 있는 창과 벽 중 가지런하게 뚫린 창의 빚어내는 역할로서, 이때 창은 풍경을 열어 놓고 창틀이 끼인 벽면은 풍경을 막아 놓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빠르게 지나치는 수많은 그 열린 공간들을 통하여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물과 인생을 부정적으로 보면, 이때 우리는 보지 못한다. 반대로 우리가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임하면 못 보리라고 생각되는 것도 보게 된다.
이는 절망과 희망의 관점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기차의 닫힌 부분은 절망에 해당되고 열린 부분은 희망에 해당된다. 이때 우리는 빠르게 지나치는 희망을 통하여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 같은 절망 너머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