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환(시인) 박덕희(아동문학가) 글이란 읽어서 이해가 되면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어떤 순간에 자신만이 느끼고 간직한 그 어떤 것이 씨앗이 되어, 구체적인 이미지나 이야기의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에까지 전해 오는 감동이 있으면 더욱 좋다. 까치(도지원, 성주여고 1)와 달팽이(백효경, 성주여중 2)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시에 근접한 시라 할 수 있다. `까치`는 당당히 태양 위로 힘차게 날아오르며 개벽을 알리는 까치에게 자신의 마음을 투영한 점과 시적 구성력도 좋아 안정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글쓴이가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생활에서 발견한 소재로 자신의 삶을 썼다고 본다. 아쉬운 점이라면 광채, 파동, 충돌과 같은 한자어를 많이 썼다는 점이다. 달팽이의 느릿느릿한 걸음을 보며 오늘은 느리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멈추지 않는다면 대기만성 할 수 있다는 `달팽이`도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빠르게만 달리기보다는 지금 무엇을 하려하는지 생각하며 느리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모습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두 작품을 각각 중·고등학생부 시부 금상작품으로 뽑았다. 어두워(박영훈, 성주고 1), 걷다가(이민규, 성주고 1)도 눈에 들었다. `어두워`는 희미한 불빛도 필요치 않은 어쩌면 화자를 가려주는 어둠이 지금은 오히려 고맙다는, 세상 무엇보다 강해 보인 어둠 때문에 밤을 무서워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생각의 깊이가 엿보이는 작품이었으며, `걷다가`는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길을 걷다가 할아버지를 추억하는 소년의 모습이 잔잔히 그려져 있어 뭉클해지는 작품이었다. 할아버지를 현재 자신의 옆으로 잔잔히 불러내는 솜씨가 좋았다. 또한 앨범 속 빛 바랜 사진을 보며 쉼 없이 뛰고 있는 나에게 성찰의 쓴 사진 한 장 두 장 채워야 서서히 어른이 된다는 깊이 있는 생각이 담긴 앨범(김다혜, 성주여고 2)도 좋은 작품이었고, 엄마 따라 가 본 새벽시장의 생생한 생명력을 그냥 흘려 넘기지 않고 그곳에서 감동을 느낀 예쁜 마음을 볼 수 있는 새벽시장(김은지, 가천고 2)도 좋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네 작품을 시부 은상 작품으로 정했다. 병원(정영은, 성주여고 1)은 병원에서의 체험을 굵직한 스케치로 형상화하였고, 소라껍질(김은지, 성주여중 2)은 바다에서 소라껍질을 통해 주위 사물의 감추어진 소리를 듣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또 겨울군(김가애, 가천중 3)은 각 연마다 ∼하는군, 겨울군으로 마무리하여 리듬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태엽(김나연, 성주여중 3)을 읽으면서 학교라는 틀 안에 갇혀 똑같은 옷, 머리, 공부를 하는 태엽으로 돌아가는 인형이라는 표현에는 우리 친구들의 현실에 공감되어 가슴이 먹먹했다. 아쉬움이라면 재목을 태엽이 아니라 인형이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아들아 우리 집이 최고다(김사무엘, 벽진중 3)와 꿈은 나의 단짝 친구(박성찬, 성주중 1)는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능력이 보여 각각 동상으로 가려 뽑았다. 예년에 비해 시 응모작이 많아 반가웠다. 하지만 응모 편수에 비해 눈에 띄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쓰려는 노력이 부족한 점과 진실하게 새롭게 그려진 작품이 없었다. 특히 추상적인 내용으로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글을 억지로 꾸며 쓰려 하기보다는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소재로 하여 생활 속에서 느낀 반짝이는 발견을 통해 옹골찬 내면의 성장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최종편집:2025-05-20 오전 09: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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