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면, 생활민원에 강풍·제설·구제역·박스 회수까지 3중4중 가중되는 업무에도 발로 뛰며 업무 수행해 내 ************************************************* 읍면 공무원들의 요즈음 하루는 짧기만 하다. 지난해 11월 말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산적한 복지생활 민원에 강풍피해 복구·제설 작업·구제역 방역·15㎏ 참외 재고박스 회수까지 3중4중으로 가중되는 업무에 읍면 공무원들의 하루는 24시간으로도 모자란다. `공무원은 편하다`는 말은 옛말이 돼버린 근래 눈코 뜰 새 없이 발로 뛰는 선남면 공무원들의 일정을 살펴봄으로써 읍면 행정의 일면을 엿보는 기회를 가져본다.【편집자 주】 *************************************************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일대 전환을 맞은 건 안보의식뿐만이 아니다. 대민행정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읍면 공무원들도 폭주하는 업무량에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선남면(면장 박계규, 1월 17일자 용암면장 전보) 전 직원들의 지난 한 주 평균 출근시간은 오전 6시 30분이고, 퇴근시간은 오후 9시였다. 월요일(10일)부터 목요일(13일)까지 4일간 도흥집하장과 관화집하장에서 각 이틀씩 참외 15㎏ 재고박스 회수작업에 동원돼 오후 6시까지 근무하다보니 사무실로 돌아와 퇴근시간도 자연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물론 그 시간으로도 밀린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일부 직원들은 퇴근을 하며 집으로 업무를 가져가기 일쑤였다고. 직원 수는 면장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농가 수나 면적 등도 10개 읍면 중 최다임은 물론 재고박스 회수량도 군 전체의 1/4 정도가 집중돼 있어 4일에 걸쳐 작업이 이뤄진 탓이다. 부서별로 최소인원인 1명씩을 제외하고 면장 이하 12명이 강추위 속에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고박스 하차에서 검수, 미 동참 농가에 사업추진 홍보 독려 등으로 고군분투하고 들어올 때 쯤 사무실에 남아있던 직원들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동료들의 힘든 하루를 격려했다. ***연평도 사태 후속 구제역 확산*** 최근의 일정이 한 때의 해프닝만은 아니다. 연평도 사태 직후 공무원들이 24시간 비상대기근무로 긴장감 속에 보낸 하루는 이후의 사태에 대한 복선이 아니었나 할 정도다. 12월에 들어서자마자 강풍 피해가 발생해 일요일(4일) 일직자 1명을 제외한 전 직원이 출근해 비닐하우스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11월 말 안동에 최초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되며, 지역에서도 12월 초 성주IC·남성주IC·초전 용봉(김천)·월항 유월(칠곡)·선남 소학(대구) 등 총 6개의 이동통제초소를 꾸려, 24시간(3교대) 근무체제로 공무원이 현장 관리 감독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의 여파가 줄지 않고,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자 1월부터는 통제초소를 11개로 확대(중리삼거리-무주, 수륜초 백운분교-고령, 후평 살타재-김천, 초전 월곡리-김천, 벽진 달창-김천 구간 추가) 운영하고 있다. 선남면의 1월 구제역 근무일정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차량이 소통하는 소학리 이동방제초소(대구-성주)에 목요일인 6일 4명(6:00∼14:00 1명, 14:00∼22:00 1명, 22:00∼6:00 2명)이 참여했고, 이후 일요일인 9일을 비롯해 18일(화)과 오는 19(수)·22(토)·24(월)·28(금)일에도 각 4명씩이 근무조로 편성돼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경우 열에 약한 성질이 있는데 이와 반대로 추운 날씨에는 생존기간이 더욱 늘어나기에 전파 위험은 높고, 계속되는 AI의 위협까지 더해지면 적어도 봄까지는 현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창진 산업담당은 "연평도 포격 이후 아침 6시 출근이나 당직실에서 자는 날이 많아지는 등 시기적으로 힘이 든 것은 사실"이라며 "거기다 12월엔 산불예방 홍보까지 더해져 업무량도 많았지만, 면장의 주말 휴일 없는 근무에 직원 모두 불평 없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이은 폭설로 제설작업 이어져*** 최근 면 직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 것은 구제역도 구제역이지만 계속되는 폭설의 영향이 컸다. 눈만 오면 오전 6시까지 출근해 제설작업을 하고,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는 등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지난해 12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26일 밤 내리기 시작해 27일(월) 오전까지 쌓인 눈으로 도로 결빙 및 사고위험이 심화됐다. 이에 일요일 밤 남자 직원들이 곧바로 제설작업에 나섰고 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시간은 새벽 1∼2시다. 하지만 계속된 눈에 출근길 차량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아침 6시에 전 직원이 출근해 국도변 성원리와 성주대교를 중점으로 군도·농어촌도로 등 12개 구간에 걸쳐 염화칼슘 및 모래를 살포, 차량의 안전을 확보했다. 이튿날인 28일과 29일에도 폭설은 계속됐기에 같은 패턴의 근무는 이어졌다. 눈이 잦은 지역이 아니고 내린다 해도 일회성 폭설에 그치던 예년과는 달리 다량의 눈이 계속되면서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맨 손으로 제설작업에 나서야하는 공무원들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제설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 트랙터를 동원해 눈을 밀어내며, 비료 살포기로 모래를 뿌리고, 직원들은 도로변 염화칼슘을 직접 손으로 뿌리는 등의 힘든 작업이 됐다. 출근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도 뜨기 전 제설작업에 나서다보니 손전등과 신호봉으로 겨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제설작업은 지난 4일에도 실시됐다. 제설작업이 안 된 도로를 헤치고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직원들 중에선 눈이 오면 퇴근을 못하고 당직실에서 잠을 자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에 제설작업이 필요한 구간은 방대한 까닭에 한계가 있기 마련으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늦어지는 제설작업에 불만을 토로하기 일쑤였다. 문제는 잦은 눈이 이번 한 번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제설장비 확보가 시급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재고박스 회수작업에 대다수 직원이 투입되며 일부만 남았던 사무실에선 오후 5시 20분 경 약한 눈발이 날리자 남아있는 직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맴돌아 그동안의 어려움을 짐작케 했다. ***몸을 안 아끼고 도와가며 힘든 만큼 소속감 키워*** 박미자·김경란씨는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이 계속되며 몸은 힘이 들지만 보람을 느낀다"며 "직원들이 각자 몸을 아끼지 않고 서로 도와가며 일하다보니 힘든 만큼 소속감도 커지고 힘이 난다"고 전했다. 선남의 경우 대구시와 가까워 공장도 많고 외지인의 주택 소유가 빈번한 가운데 토지소유권 관계·주민 간 갈등 민원은 물론 각종 복지생활 민원도 많다. 주말을 포함해 2주에 한 번 꼴로 돌아오는 일·숙직에다가 일련의 사태에 따른 새벽 출근과 밤샘 비상근무 등으로 과중한 업무가 계속되고 있다. 박계규 면장은 "읍면 행정이 1년 12달 바쁘기만 한 것은 아니고, 제설작업이나 구제역·재고박스 회수 등의 업무는 모두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특히 면은 종합행정을 해야 하므로 책상 앞에서만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업무가 연속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직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들도 부쩍 많아졌지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업무여서 힘들어 할 겨를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눈만 오면 비닐하우스 피해나 제설작업 걱정에 잠을 못 잘 정도"라며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완벽을 바라는 주민들의 행정수요에는 못 미치기 십상으로, 무조건 행정기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내 집, 내 점포 앞은 스스로 치운다`는 자발적인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난히 잦은 눈이 올해만의 현상이라는 보장도 없기에, 장기적으로 제설차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행보를 보이는 읍면 행정을 향한 지역민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한 때다.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포스트인스타제보
PDF 지면보기
오늘 주간 월간
출향인소식
제호 : 성주신문주소 :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읍3길 15 사업자등록번호 : 510-81-11658 등록(발행)일자 : 2002년 1월 4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고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45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성고e-mail : sjnews1@naver.com
Tel : 054-933-5675 팩스 : 054-933-3161
Copyright 성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