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인간을 선인과 악인으로 구별하여 그 수적 비율을 따져 본다면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아마 선인보다는 악인이 더 많을 것이다. 인류의 조상 아담이 범죄하여 타락함으로 그의 후예는 숙명적으로 악을 인간성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능으로만 사는 동물과는 달리 양심과 이성을 가진 인간은, 그의 속성을 계발하여 선과 악 두 가지 중에서 악을 버리고 선을 택하여 사는 것이 그들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선인보다 더 많은 악인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여 삶으로 타인을 해치는 생을 사는 인간들이다. 그들은 남을 거짓말로 속이고, 도둑질도 하고, 폭행도 가하고, 어떤 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세상을 지혜롭게 살려면 이러한 인간상을 잘 살펴 알면서 살아야 한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타인의 처지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 `역지사지`(易地思之)라 하여, 모든 일에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처지로 바꾸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것과는 정반대로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남을 볼 때는 누구라도 함부로 믿지 말고 자기와는 달리 생각하고 대하라는 말도 한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 두 대가 있었는데, 하나는 거실에 두어 모든 경우에 함께 보도록 놓아두고, 작은 텔레비전 한 대는 내 방에 두어 내가 컴퓨터를 치면서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텔레비전은 오래 전에 내 제자가 나에 대한 어떤 감사의 표시로 사 준 것인데 이제는 수명이 다 됐는지 고장이 나서 못 쓰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버리지 않고 고쳐서 쓸 작정을 하고 있는데, 마침 우리 아파트에 가전제품을 수선하는 차가 와서 그 청년을 불러 수선을 하려고 물어보니, 그만한 중고품을 사려면 8만원을 주어야 하고 수선을 하면 4만원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러면 수선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러니까 그 청년은 부리나케 텔레비전 코드를 빼서 자기 봉고차에 싣고 내 전화번호만 적어서 3일 내로 갖다 주겠다고 하고 급히 돌아갔다. 그런데 그 후 그 수선공은 3일이 지나도 3주가 지나도 텔레비전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그 청년이 나를 속여서 텔레비전을 고쳐서 자기가 팔아서 돈을 챙기려고 한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이다. 처음 보는 청년을 그의 사업처나 주소 신분도 분명히 확인하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믿고 물건을 내어주었으니, 내가 세상 사람 중에 그런 악인이 있는 것을 몰랐던 어리석음을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텔레비전을 잃어버리고 아직도 그 대신 중고 텔레비전이라도 못 사서 불편을 겪는 나는 나의 어리석음(지나치게 순진함)에 대한 자책의 벌을 받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역지사지`라는 말은 사람들이 너무나 자기만을 생각하고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는 세상에서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좋은 교훈의 말이다. 그러나 그 말 그대로 지킴으로 남에게 속아서 손해를 보는 경우에는 어찌 해야 하는가?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자기처럼 `진실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막 역지사지론`도 옳지 않은가?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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