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흘러간 그 세월 江山이 몇 거듭이나 변한
때는 1970년 따가운 햇빛 내리쬐는
어느 초가을의 문턱에 선
유격보행 26사 73연대 병사들이여!
새벽이슬 맞으면서 순탄한 길 도로따라
악한 길 산길따라 백사장길 강변따라
동구앞 지날 때면 아주머니 이고 온 물동이
붉은 댕기 머리 땋은 아가씨 물동이
목마른 병사에게 물 한 모금 건네주던
어르신 박수치며 고사리손 바이바이
쌓인 피로 사라져 사기앙양 북돋우네
반질반질 녹색 철모에 백색 두 글자 `조교`의 눈망울은
뱅글뱅글 선착순 쪼그려뛰기 100회
시범 케이스 바라보는 병사들의 시선은
아찔한 절벽 끝에 선 두려운 공포 속
안전군장 천리길에 발은 부르트고
소박함이 풍겨나는 연로하신 할머니
대한의 손자들이 마냥 사랑스러워
묵묵히 바라만 보는 애틋한 그 사랑이 가슴 뭉클해
젖은 땀 식혀주는 人美의 인향기는
꽃동네 꽃망울을 천리만리 퍼뜨려 주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