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도 할 일 없는 구제역 바이러스
사람 위해 헌신해 온 말 못하는 착한 가축
인간의 악업 마저도 대신 지고 가는 건가
살처분 주사 맞고 눈물만 그렁그렁
길러준 주인 눈길 차마 마주 못하고
송아지 젖 빨고 나자 그제서야 쓰러지네
생떼 같은 목숨이다 묻힌다 또 묻힌다
광우병 촛불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하늘도 애처러운 듯 흰 눈 뿌려 다독이네
2010년 11월~2011년 2월 어간에 국토를 휩쓴 구제역 바이러스에 초토화 된 한국농촌. 최신의학도 방역체제도 속수무책이라 3백여만두 소, 돼지를 살처분으로 생매장하고 있다.
생지옥 아비규환의 참상을 인간의 양심은 어떻게 읽을까. 마치 인간의 악업을 대신 지고 가는 듯 쓰라린 가슴을 무엇으로 달랠까.
거짓 광우병에 촛불 켜든 광대들은 어찌 이리 얌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