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나뭇잎 다 떨어지는 오늘 이 눈물에 겨운 가을 비행기 한 대를 접고 그 가을 그 詩를 실어 그 문 앞에 날린다. 다시금 제 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것을 종이배로 되 접어서 개울물에 띄워본다 이 세상 모든 나뭇잎 다 떨어지는 오늘. - 시조집 『저녁밥 찾는 소리』(태학사,2001)에서 --------------------------- `그 門 앞`을 생각하면 한번쯤 사랑의 아픔으로 가슴앓이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혹은 이라는 노래를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사랑의 아픔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데 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성큼 크게 하고 깊이 있는 인간이게 한다. 그대는 사랑하는 `그이`의 집 부근에서 서성이다 발길을 돌려본 일이 있는가. 말로써 말을 다 하는 곳에 참된 사랑의 자리는 마련되지 못하리라. 시인은 그걸 아는 사람이다. 이종문 시인의 이 시는 그가 띄우는 `종이 비행기`와 `종이배`가 마침내 `그 문 앞`에 닿지 못하리란 것을 알면서 보내는, 어쩌면 낙엽과 같이 허망하지만 다 떨어져 세상을 덮는 허망함 뒤에도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이 시 한편이 멀리 있는 가을을 우리 문지방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배창환.시인)
최종편집:2025-07-08 오후 04:59:04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페이스북포스트인스타제보
PDF 지면보기
오늘 주간 월간
출향인소식
제호 : 성주신문주소 :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읍3길 15 사업자등록번호 : 510-81-11658 등록(발행)일자 : 2002년 1월 4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고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45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성고e-mail : sjnews1@naver.com
Tel : 054-933-5675 팩스 : 054-933-3161
Copyright 성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