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새가 다 커서 성조가 되면 먼저 둥지를 틀고 거기다가 산란을 한다. 얼마 동안 어미 새가 그 알을 품고 있는 중 날이 차면 어미가 품었던 그 알에서 새 새끼가 부화되어 새끼 새가 탄생된다. 그날부터 어미 새는 부지런히 먹을 것(벌레)을 물어와 새끼들에게 골고루 먹인다. 새끼 새는 자기들 어미 새가 둥지에 돌아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입을 벌리고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이런 나날이 흐르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고 나면 새끼 새들이 어미 새와 함께 창공을 날며 어미 새처럼 활동한다. 이렇게 되면 새끼 새들은 대개의 경우 어미 새를 몰라본다고 한다. 그러나 어미 새는 언제나 새끼 새들의 주변을 맴돌면서 새끼 새를 계속적으로 보살핀다고 한다. 새끼 새는 이미 둥지를 떠났는데도. 자식들이나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다 커서 부모의 슬하를 떠나고 나면 제각기 자기의 짝을 지키느라, 그렇게 해서 태어난 자기 자식들을 돌보느라고 정신 없는 날들을 보낸다. 때가 되어 자녀들이 결혼하고 자기 자식을 낳다보면 부모의 은공을 진솔하게 깨닫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느끼고 아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지 현실은 자기가 보살펴야 할 식구들이 우선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생각은 있어도 부모를 사랑하고 보살피는 일은 뒷전으로 밀린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 더 커서 과외공부라도 할 지경이면 이런 과목, 저런 과목의 과외공부에 쫓겨 그 자식들의 가족이 부모를 방문하는 일이 점점 어렵게 된다. 신혼 초에는 거의 매 주말 부모를 방문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2주에 한번, 3주에 한번,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기회가 대폭으로 준다. 설령 어느 주말에 부모를 방문한다 해도 오후 5시쯤 찾아와서 저녁식사나 함께 하고 그만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식들이 숙제도 해야 하고 월요일 학교에 갈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어리석은 어머니는 무엇 한 가지라도(주로 먹을 것을) 들려 보내려고 애를 쓴다. 정녕 어리석은 일인데도 말이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한번 스승의 품을 떠나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아주 잘하는 제자라야 어느 기간 동안 문안 전화라도 하고, 이름 있는 날에는 축전을 보내거나 방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자들도 자꾸만 나이를 먹어가고 벌써 정년퇴임을 하는 제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자기 가정이나 직장에서 제 할 일에 밀리다 보면 선생님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문득문득 스승의 고마움이 머릿속에 떠오르기는 해도 그것도 잠시 잠깐일 뿐 실제로 안부 전화 한 통화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그래도 스승은 언제나 제자들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며 산다. 그리고 늘 제자들의 모습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것이다. 마치 어미 새가 둥지를 떠난 새끼 새를 계속 지켜보듯이. 최근 2∼3년 사이에는 정말 이상한 일이 눈에 뜨인다. 봄이 돌아와도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기가 나빠지고 먹을 벌레가 없어져서인가? 아니면 촛불시위나 북한 핵실험 소리에 놀라서인가? 아니면 못사는 사람들이 강남 부자들을 욕하는 소리에 놀라서인가? 금년 봄에는 꼭 강남 갔던 제비가 연전에 지어 놓은 둥지를 찾아오기를 고대한다. (2010. 1. 3)
최종편집:2025-05-20 오전 09: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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