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현충일과 6.25전쟁 발발 61주년, 제2연평해전 9주년
시간의 흐름을 건너뛸 수 없음인지 어김없이 조국과 겨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서 아름다운 기억보다는 아픈 기억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호국 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하였다.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지켜주신 공훈에 대해 보답한다는 뜻이다.
즉 우리가 우러러 받들려는 호국영령께서 조국이 풍전등화 같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하나 뿐인 목숨까지도 초개와 같이 던져 조국을 지키신 영광된 희생을 국민의 이름으로 더욱 높여드리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바로 호국보훈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평화와 함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 평화로움이 거저 얻어진 것으로, 현충일을 먹고 즐기는 공휴일로,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을 차츰 마음속에서 지워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몇 번을 지나고,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한 평화 속에서 살아가면서 지난날의 아픔과 그 아픔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신명을 바친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은 어느덧 잊혀지고, 그때를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가족과 몇몇 뜻있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번영된 이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리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자원 없이 기술과 인재만으로 세계경제대국 반열에 올라 지금의 국가위상을 떨칠 수 있는 것도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 수많은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결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대의를 위해 목숨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조국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항상 잊지 말고 마음속에 되새겨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6.25 전쟁에 대하여 언제 어떻게 발발했는지를 학교교육을 통해 배웠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 비극의 진상에 대하여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6.25전쟁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 의미에서 호국보훈의 달에 범 국가적인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고 국민 개개인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가치관 교육을 하는 달로 재인식하여야겠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또 내년에도 변함 없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제는 지나가는 6월이 아니라 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지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을 위로하고 함께하는 뜻 깊은 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