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서
□ 또 다른 가족형태 `조손가족`
□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
□ 갈수록 힘에 부치는 양육
■ 조손가족에 전하는 `희망의 불씨`
조손가족은 가족 구성상 현 시점에서 경제적 자립을 통해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족이 아니며, 복지 효율성을 위해 인위적인 시설 복지 역시 이들을 위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물질적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특히 조손가족으로 성장하고 있는 손자녀들이 사회적 약자로서 소외당하지 않도록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개발 강화하는 노력 또한 시급하다. 제4편에서는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감당해야만 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현실적인 복지대책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관련 기관단체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그들이 지역민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선결 과제는 경제적 어려움 경감
앞선 제1, 2, 3편에서는 조손가족의 현주소와 함께 가정방문을 통한 실사례를 소개함으로써 그들의 열악한 생활상을 간접 체험해 보고, 구체적인 복지욕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여성가족부가 65세 이상의 조부모와 만 18세 이하의 손자녀로 구성된 조손가족 총 5만1천852가구(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전산망을 통해 추출) 중 1만2천750가구(전체 조손가구의 24.6%)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2010. 7. 15∼11. 30)에 따르면 조손가족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 2가지는 `경제적 어려움`(76.7%)과 `손자녀의 학업 및 장래`(53.7%)로 나타났다. 그 외 `조부모의 건강에 대한 우려`(44.8%), `양육 손자녀 부모에 대한 걱정`(11.1%) 등도 포함됐다.
이상과 같이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실태는 제2, 3편에서 소개한 관내 사례에서도 똑같은 양상을 볼 수 있다. `손자녀 양육 및 교육에 관한 우려`도 결과적으로는 경제적인 문제와 직접적인 상관관계임을 알 수 있다.
현재 파악된 관내 조손가구수는 27세대이지만 제대로 된 지원이나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2008년 1월 18일부터 모·부자복지법을 한부모가족지원법으로 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지원대상에 조손가족, 가정위탁 조손가정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현재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정책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회지원의 경우 대부분 보육료 지원에 그치고 있으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은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층에 국한돼 있다. 더욱이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한 사회지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조손가정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준한 사회복지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손가정 지원 대상에 아동과 노인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는 아동을 양육하는 조손가정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조손가정의 지원은 손자녀와 조부모를 하나의 가족 단위로 보고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조손가정을 별도의 지원 대상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특수성을 감안해 관리 전담요원을 배치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키우겠다` 63.5%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의 경우 연로함과 학력, 경제적 수준이 낮아 손자녀를 양육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을 통한 양육 스트레스 경감과 건강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이의 양육시기에 대한 질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키우겠다`는 응답이 63.5%로 가장 많았고, `부모가 찾으러 올 때까지 키우겠다`는 응답도 29.5%인 것을 감안할 때 무모한 책임감 뿐 대책이 있을 리 만무한 그들에게 지자체 차원의 경제적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조부모는 불행한 자신들의 가족사로 치부하고 외부의 도움보다는 가족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욕구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손자녀의 경우 학습부진을 향상하기 위한 학업지원, 부모의 유기에 따른 정서적 지원 및 취업 진로 지도 등을 통해 빈곤이 대물림되지 않고, 사회적 약자로 소외당하지 않도록 가족복지적 시각에서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조손가정 지원 위한 복지 방안은
조손가정 사례를 통해 분석한 복지욕구와 현행 정부의 지원대책을 참고해 앞으로 관내 조손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 대책방안을 살펴보자.
△ 손자녀 양육의 일차적인 문제가 되는 경제적 부담 해결을 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의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손가정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지만 자가를 소유하고 있거나 논이나 밭의 소유로 인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서류상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수급대상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더 현실적인 조사를 통해 수급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따라서 조손가정의 소득과 생활환경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이들의 상황을 고려한 후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수급자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 조부모 가사노동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가사도우미를 지원해야 한다. 기존에 기관 및 단체에서 실시하던 가사보조나 밑반찬 조달 서비스 등을 저소득 노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 2, 3편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조부모는 무엇보다 손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으며 교육 욕구가 상당했으므로 이를 도와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낮은 학력 수준과 이해 부족으로 인해 손자녀의 학습을 도울 수 없는 조부모를 대신해 학습도우미를 지원하는 방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경우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학습도우미를 지원함으로써 조부모의 손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손자녀 양육 및 교육을 위해 교육정보화를 촉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해력이 있는 조부모에게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을 교육시켜 손자녀 양육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조부모를 정서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상담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만을 해소할 수 있으며, 긍정적 양육 형태를 정립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조부모를 사회적 및 정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자조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조모임을 통해 손자녀 양육을 숨기고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기 보다 비슷한 환경에 있는 조부모들과의 만남을 통해 손자녀 양육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 조손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시해야 한다. 1세대인 조부모와 3세대의 손자녀는 세대 차이로 인해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대화 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조부모와 손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참여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와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 조손가정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 마련도 간과할 수 없다. 읍면 단위별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유사한 시설을 설치해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상담이 이뤄지고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정보망이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상가정과는 달리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소외돼 있는 조손가정에 따뜻한 관심으로 다각적인 복지대책 방안을 강구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배려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책임이자 그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취재1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