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PYEONGCHANG"이라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발표한 순간, 당시 잠을 미루고 TV를 지켜보던 대한민국 국민 중 기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스키장엔 가본 적도 없고, 스케이트를 신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도, 동계올림픽 3수에 도전하는 강원도 평창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개최지로 꼭 선정되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사실 평창군이 강원도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평창군청 홈페이지에 실린 자료에 의하면, 인구는 4만4천63명, 면적은 1,464평방킬로미터로 국내 기초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넓은 지역이다. 물론 전체 면적의 83%가 임야지역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적절한 지형이다.  88년도 서울 올림픽이 국가적 자존심 제고를 위한 국제대회였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은 경제효과를 기대하는 올림픽이다. 스키나 스케이트와 같은 동계스포츠가 대한민국에서 보편적인 운동은 아니다. 최근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긴 했지만 동계스포츠 강국도 아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평창올림픽에서 기대하는 것은 `금`메달보다 `금` 그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후 각종 장밋빛 경제 전망이 언론을 통해 집중소개되었다. 국가브랜드가 향상되고, 선진국에 진입하는 발판이 되고, 심지어는 경제효과가 6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반면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최소 1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크게 받지 못했다.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도 명확치 않다.  올림픽 개최지역은 강원도 평창이지만, 국가적 차원으로 지원하는 행사이기에 지역차원에서 크게 손해 볼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경기장 시설과 도로 등 접근시설은 중앙정부 예산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일본의 나가노나 캐나다 밴쿠버처럼 동계올림픽을 치르고 예산부족으로 지역정부가 재정난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강원도 지역의 도로 교통이 개선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지역행사가 아니라 국가행사이다. 인구 4만4천 명의 도시가 독자적으로 세계 대회를 치를 능력은 없다. 유치에 성공 후 스타로 급부상한 사람들 중 평창군민은 없다. 2018년 올림픽이 열리면 대부분의 평창군민들은 올림픽 입장권도 구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평창군민들은 그저 장소만 빌려주고 그로 인해 생기는 떡고물을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평창지역 주민들이 감수해야할 피해도 적지 않다. 우선 지역주민들 중 상당수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올림픽을 이유로 강원도의 많은 땅과 계곡이 파헤쳐지고, 그곳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갈 곳은 많지 않다.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땅값과 임대료 때문이다.  올림픽으로 설사 일자리가 생긴다 하더라도 평창군민들에게 돌아갈 일자리는 많지 않다. 국제 대회를 치를만한 외국어 능력이나 서비스 능력이 필요한 일은 외지인들이 맡아서 할 것이고, 단순노동이나 자원봉사 임무 등이 지역주민에게 주어질 것이다.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엄청난 직간접 홍보 효과를 거둘 것이다. 스키를 즐기는 수도권 중산층에게도 수준높은 겨울 휴양지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강원도 전체 경제에도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평창지역 사람들에게는 "우리 지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자부심 외에 얻는 것이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최종편집:2025-04-30 오후 0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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