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맞는 게 너무 많았다 손을 잡다가 눈을 맞추고 이마를 맞대다 입을 맞추고 그러다가 풀밭에 쓰러졌다 그러자 세상이 쓰러진다 바람이 쓰러지고 풀이 쓰러지고 하늘까지 쓰러진 저 건너 보리밭은 쓰러지고 쓰러져서 이부자리가 다 되었다 그들은 쓰러져도 맞출 게 많았다 맞닿는 부위마다 눈이 돋아나고 천의 손이 돋아나 소리가 배제된 동물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마을에는 소문이 비누 거품처럼 일어났다 뒷산 풀밭에 불이 났다고도 하고 처녀 총각이 배가 맞았다고도 했다 눈을 깔고 다니던 두 사람은 어느 날 날이 새자 보이지 않았고 소문도 거품처럼 사그러져 들고 그러다 가끔씩 대처의 거품 한 방울씩 달려와 마을이 잠시 잠시 술렁거리기도 했었다 -시집 중에서
최종편집:2025-05-22 오전 1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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