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광풍이 또 한 번 지나갔다. 근 3년 만에 로또 1등이 이월되어, 당첨금액이 3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언론보도 덕분에 전국 각지의 로또판매점에는 긴 줄이 세워졌다. 로또 말고는 "인생 역전"의 꿈을 꾸기조차 힘든 민초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그런데 인생 자체를 로또에 내맡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고시합격, 대기업 입사와 같은 인생역전을 기대하며, 수도권 고시촌에서 비참한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대부분 지방대 출신 학생들이거나,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도권 대학에 진학해 서울에 눌러 앉은 젊은이들이다. 비수도권 지역 출신의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뿌리깊은 편견 중에 하나가 자기 고향에서는 출세도 할 수 없고, 부자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부자들은 대부분 서울에, 그 중에서도 강남권에 모여 산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이다. 그리고 강남 부자들의 화려한 모습을 자기 것으로 바꾸는 꿈을 꾼다. 그러나 짝퉁가방으로 그들을 흉내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강남부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 대한민국에서는 미국의 스티브 잡스나 워렌 버핏과 같이,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근거들 둔 성공기업인 모델이 드물다. 얼마 전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실리콘 발리로 상징되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이 배출해낸 기업가이자 갑부이다. 1970년대 조성되기 시작한 캘리포니아 지역의 컴퓨터 산업 덕분에 잡스는 많은 발명가와 기업가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었다. 그가 미국 동부나 남부에서 성장했다면 결코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고, 그도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의 최대주주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최고의 갑부로 상징되는 워렌 버핏도 자신의 고향을 발판으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미국 동부 명문대학을 졸업한 버핏이 고향인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로 돌아가 투자사업을 시작할 당시, 버핏은 뉴욕에 본부를 둔 거대 투자회사들과 경쟁해야 했다. 버핏의 치명적 약점은 뉴욕의 증권투자회사들 처럼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당시는 아직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다. 대신 버핏은 정보에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투자하려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경영자들을 만나고 결정하는 투자방식을 택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자 유망회사를 돌아다녀야 했던 버핏은 굳이 뉴욕에 본부를 둘 필요가 없었다. 서울로 가야, 대도시로 가야 출세를 하고 부자가 되는 시대는 지나가야 한다. 미국의 갑부들은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성공기업인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한국 젊은이들은 서울이나 대도시에 머물러야만 성공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고시로또"나 "서울로또"에 맡기던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최종편집:2025-05-21 오후 03: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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