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 년의 긴 역사와 빛나는 문화유산을 소유한 우리 대한민국은 문화강국이요 역사대국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자를 배우지 않고서는 한국문화의 정수를 이해할 수 없다. 사실 1910年 이전의 한국의 모든 문화유산은 거의 한자로 기록되어 있고 여기에 우리 전통문화의 핵심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러나 광복 후 60년 동안 한글 전용 정책을 실시한 결과 우리의 전통문화는 거의 무기력하게 되어 버렸다. 현대 우리 한국인은 문화적 왜곡과 무기력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자 교육을 통한 전통문화의 연구와 계승은 참으로 소중하고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자로 기록된 고전(古典)들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미래사회에서 우리의 고귀한 정신적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다. 한글과 한자는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말로 표현하고 글을 쓰는 데 필수불가결의 문자였다.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을 정확히 사용하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자를 병행사용 하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한자어인데도 한자가 아닌 한글로 표기함으로써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한자는 뜻글로서 하나하나에 그 의미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천지를 "天地"로 표기하면 `하늘과 땅` 나아가서는 `온 세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한자를 모르면 `天地`를 영어단어 외우듯이 소리글자로 그 뜻을 익혀야 한다. 한글로 표기하니 그 의미 파악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 효과도 그만큼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자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하루빨리 공교육기관 학교에서부터 한자교육을 강화하여 우리의 언어생활을 더욱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야 할 것이다.
한자는 중국의 글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녹아 든 또 하나의 우리글이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께서 근래 중국에서 한자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하여 한자는 한족(漢族)이 아니라 동이족(東夷族: 우리 조상)이 만들었다는 학설이 중국의 학자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 들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지금까지 한자는 중국 글자라고만 여겨왔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정책의 잘못으로 이천 년 이상 사용해 오던 한자를 철폐하고 한글전용책을 씀으로써 우리의 언어문화를 반신불수로 만들었고 대다수 국민들을 한맹(漢盲)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이웃나라 일본은 자기네 `가나`와 한자를 철저히 혼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가장 가치 있는 노벨상에서 문학·물리학상 등 많은 수상자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세계 2·3위의 경제대국까지 된 것을 보면 어려운 한자교육이 학문연구에 지장을 준 게 아니라 오히려 큰 덕이 됐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전적으로 어려운 한자를 쓰면서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또 국방, 과학 등의 방면에서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는 쉬운 `한글전용`을 했는데도 말썽 많은 평화상 한 건 외에는 무슨 수상자가 나왔는가.
한자를 알면 어휘력과 독해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녀 한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욕구는 매우 높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 초등학생의 절반가량인 150만 명이 각종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치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4년째 중국 관련 업무를 맡은 A과장은 "이제까지는 영어를 쓰면 업무가 가능했지만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중국어를 익히는 것은 필수"라며 "한자를 많이 알면 중국어를 배우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채용 때 공인한자능력 자격보유자에게 10~20점의 가점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도 선발과정에서 자체 한자시험을 치르고 있다.
현재 한자에 대한 우리나라 실정이 아직은 불씨가 꺼져버린 건 아니고 약간의 공만 들이면 모닥불이 되고 큰 불로 그냥 키울 수가 있다고 본다.
이 시대 국어에 얽혀있는 여러 문제들을 교육개혁 차원에서 해결하여 한글과 한자 양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 높이 솟아올라 세계를 요망하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2011. 10. 14)